산림과학연구 100년...산·도시녹지 문화공간으로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올해는 1922년 서울 홍릉숲에 임업시험장이 창설된 이래 산림과학연구 100주년을 맞이한 해이다. 이에 우리나라 산림과학연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국립산림과학원의 박 현 원장으로부터 국립산림과학원과 산림과학 그리고 임업의 미래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국립산림과학원 취임 2년차인데 임기 첫 해를 평가하자면.

임기 첫해는 연구에 전념하는 직원이 3분의 2를 차지하는 국가연구기관으로서 사명과 목표를 강조했다. 이에 미래를 대비하고 선도하는 연구와 국가발전과 국민행복 증진을 위한 연구를 하는 조직으로 재편하고 보조자가 아닌 선도자가 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이슈가 됐던 탄소중립, 산불 등의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산림청, 임업인, 국민 모두에게서 호평받았고 책임운영기관 평가에서도 2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내부적으로도 격주마다 편지를 보내는 등 소통을 추구하며 수평적인 문화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협력하고 토론하고 선제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올해는 산림과학연구 10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이다. 지난 100년을 평가하고 앞으로 100년의 비전은.

지난 100년 동안 과학원의 가장 큰 업적은 버려진 상태로 있던 산을 도움이 되고 찾고 싶은 존재로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재해 원인이었던 산을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든 것이다.

과학원은 초기에는 산림녹화에 주력했지만 어느 정도 숲이 안정된 1980년대부터는 산림을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휴양·치유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숲길 제도 같은 정책도 개발했다. 아울러 산림에 서식하는 각종 생물의 식용·약용·생활소재 활용법도 연구·보급해 왔다. 최근에는 나무만 키우는 임업이 아니라 휴양업 등 서비스 산업과 엮어서 1·2·3차 산업이 융합된 6차 산업으로서의 임업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올해 산림과학연구 100년을 맞이하면서 숲과 함께 한 100, 국민과 함께 할 100을 표어로 내걸었다. 과거에는 황폐한 산을 울창한 숲으로 만들기 위한 과학기술 개발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성숙한 숲에서 국민이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더 정진하겠다는 의미다. 과학원은 숲과 과학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습니다는 구호 아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자연과학, 사회과학 등 융복합 연구를 통해 산림이 새 시대를 이끄는 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기후변화 시대 산림과학원의 역할은.

기후변화가 산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 맞지만 또 한편으론 산림이 기후변화를 저감하고 다른 분야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려주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자연기반해법이 부상하고 있는데 특히 국토의 3분의 2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선 산림기반해법을 찾아야 한다. 산림과학기술이 황폐했던 산을 울창하고 누릴 수 있는 존재로 만들었듯이 미래 문제의 해법도 제시할 수 있다.

과학원은 다양한 융복합 연구를 적극 추진해 멀리 있는 산만이 아니라 가까운 도시의 녹지까지 관리해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사람들이 깨끗한 물, 맑은 공기, 새소리 등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공간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조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

 

# 4차 산업혁명은 임업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는가.

이제는 1차 산업을 포함한 모든 업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임업에서도 위성영상, 라이다(LiDA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산림조사와 산림관리계획 편성, 원격조종 로봇을 이용한 벌목 등이 가능하다. 양묘도 스마트온실에서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다. 과학원은 관련 기초기술은 이미 개발해 정밀도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향후 3~4년 내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여 년 전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산림·임업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산에서 힘들게 조사하고 일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멀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지금은 스마트농업을 꿈꾸며 청년들이 농업에 유입되고 있듯이 임업도 청년들이 즐겁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임업인과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린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선 끊임없는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듯 숲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를 무조건 감싸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닌 것처럼 숲을 전혀 손대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 필요할 때 숲을 관리할 수 있도록 임도도 만들고 성숙한 나무는 수확·활용하면서 어린 나무가 다시 자랄 수 있도록 육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 숲이 가진 잠재력과 가치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투자해 주길 바란다. 과학원도 국민과 함께하는 100년을 위해 숲과 과학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더 큰 발걸음을 내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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