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노하우'에 기술전문가 '조언' 더해
새내기 농부 실력 '쑥쑥'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김준회 대표가 늘 영심농원의 사과 브랜드 ‘주네사과’ 박스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준회 대표가 늘 영심농원의 사과 브랜드 ‘주네사과’ 박스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농사 경력이 곧 실력은 아님을 결과물로 보여주고 있는 청년농업인이 있다. 경남 거창에서 늘영심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준회 대표다.

농사에 대한 자신감으로 자신만의 브랜드 주네사과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김 대표. 그의 꿈과 계획을 들어봤다.

 

# 아버지의 영농일지 거름 삼아 당당한 농사꾼으로

엄마와 누나들 모두가 농사를 말렸지만 고집스럽게 시작했어요. 사과 농사에는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많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를 보며 밑도 끝도 없는 확신이 생겼죠.”

김준회 늘영심농원 대표는 5년 전 건강 악화로 더 이상 농사를 짓기 어려워진 아버지를 대신해 26446.3(8000) 사과 농장을 맡게 됐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 어깨 너머로 보고 들은 건 있었지만 직접 사과 농사를 짓게 될 줄은 그도, 그의 가족들도 꿈에도 몰랐다.

김 대표는 농사가 적성에 맞았고 다른 일을 하는 것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누나 넷 아래에서 귀하게 자란 막내가 고생길이 훤히 보이는 농사를 짓겠다고 하니 처음에는 반대도 거셌지만 지금은 모두가 든든한 응원군이 돼주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김 대표는 이제 갓 5년을 넘긴 새내기 농업인이지만 농사 실력 만큼은 베테랑 농사꾼 저리가라 할 정도다. 이곳 농장에서 생산되는 사과들은 색택과 당도가 뛰어나 지역 내 다른 농가들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슬며시 아버지의 영농일지를 펼쳐 보였다. 영농일지에는 3년 치의 날짜별 날씨, 작업내용, 병해충 발생 여부, 출하 정보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지금은 곁을 떠난 아버지가 생전에 작성해 둔 기록들이다.

그는 아버지가 언제 어떤 일들을 하셨고 어떤 제품들을 사용했는지 보면서 비슷하게 맞춰가다 보니 한결 수월하게 농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아버지가 남겨주신 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열심히 교육도 받고 농사 지으면서 이제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는 당당한 농사꾼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아버지가 남긴 영농일지에는 그날그날의 중요 이슈와 영농정보 등이 잘 기록돼 있다.
김 대표의 아버지가 남긴 영농일지에는 그날그날의 중요 이슈와 영농정보 등이 잘 기록돼 있다.

 

# 기술지원 덕분, 주변 농가 대비 2배 높은 판매가 기록

김 대표는 올해 농사도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올해는 병해충 피해도 거의 없었고 오히려 생산량, 품질 면에서 만족해요. 다른 농가들의 사과가 10kg4~5만 원에 거래될 때 저희 사과는 8만 원까지 받았죠.”

김 대표는 올해 농사의 성공에는 꼼꼼한 선별·포장, 지역 농업기술센터의 지원, ‘신젠타 청년농업인 네트워크참여가 유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창군농업기술센터에서 창업농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올해 초 신젠타 청년농업인 네트워크 참여 농업인으로 선정돼 생육단계별 작물보호제를 지원받고 기술지원 멘토를 통해 정기적인 상담과 교육을 제공 받고 있다.

김 대표는 농업기술센터와 신젠타코리아 양 쪽으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으며 다양한 정보를 폭넓게 얻고 그때그때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탄저병과 갈반 때문에 주변에선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 피해를 본 농가도 있었는데 특히 신젠타코리아의 기술 전문가가 주기적으로 농장을 방문해 병해충 방제 시기, 작물보호제 사용법 등을 상세히 전수해준 덕에 우리 농장은 피해가 거의 없었다올해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약해 우려가 있을 때에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줘 큰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청년농업인 네트워크를 통한 작물보호제 지원은 농가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됐다. 농자재 가격 상승으로 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몇 백만 원에 달하는 제품 지원은 더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내년 신젠타 청년농업인 네트워크 2기에도 참여 도전장을 내볼 생각이다.

병해충 피해 없이 잘 영글어가고 있는 늘영심농원 사과. 이곳의 사과는 직거래 또는 대형마트에 '주네사과'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병해충 피해 없이 잘 영글어가고 있는 늘영심농원 사과. 이곳의 사과는 직거래 또는 대형마트에 '주네사과'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 ‘체험농장·로컬푸드 매장 구축꿈을 향해

이렇게 늘영심농원에서 생산된 사과의 절반은 지역 맘카페 단체 채팅방 거래나 중소기업 명절 선물 등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다. 나머지는 온라인 플랫폼이나 지역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대형마트에 주네사과브랜드로 판매 중이다.

사과 판매와 홍보는 둘째 누나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황금 사과를 잡아라이벤트를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단체 채팅방 주문 건 중 무작위로 황금빛 사과를 끼워 배송하고 이를 받아본 당첨자에게 10kg·5kg 사과 한 박스, 사과즙 등을 상품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우리 농장을 떠올릴 때마다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앞으로 7~8년 내에 체험농장을 운영해 보고자 하는 꿈이 있는데 이 또한 소비자들이 사과를 매개로 즐거운 경험들을 쌓아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구상 중이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사과 재배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대신 체험농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원한다면 직접 사과나무를 1년 동안 길러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사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이를 체험객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작은 로컬푸드 매장 구축도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뜻과 열정이 있으니 언젠가는 꼭 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Interview] 유인철 신젠타코리아 경남지점 기술영업팀장 

-신젠타코리아가 MZ농업인들의 든든한 지원군 될 것

유인철 신젠타코리아 경남지점 기술영업팀장
유인철 신젠타코리아 경남지점 기술영업팀장

청년농업인들이 덕분에 올해 병해충 피해 없이 좋은 결과를 거뒀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넬 때가 가장 뿌듯했죠.”

유인철 신젠타코리아 경남지점 기술영업팀장은 김준회 대표를 포함해 경남지역의 신젠타 청년농업인 네트워크참여 농업인 두 명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농가를 방문해 병해충 진단, 작물보호제 관련 기술지원, 컨설팅 등을 진행하고 지역의 농업 관련 정보들을 시시때때로 전달하며 두 농업인의 정보 창구가 돼주고 있다.

유 팀장은 청년농업인들이 현장에서 작물보호제 살포 시기나 혼용 등 궁금한 점이 있어 연락을 해오면 밤낮 가리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답변을 해주며 밀착관리 하고 있다작물보호제 개발 업체로서 보다 전문적인 컨설팅과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청년농업인들이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농업인들이 자신을 언제든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말 속에서는 책임감과 애정이 묻어났다.

그는 올해 청년농업인 네트워크 첫 해였기 때문에 미숙한 점도 있었지만 앞으로 MZ농업인들의 건강한 성장을 응원하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신젠타코리아의 착한 성장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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