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방제정보 전달·처방
병해충 피해 줄고 생산량 '쑥'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이국진 대표가 복숭아 농장에서 그동안 취득한 각종 농업 자격증들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국진 대표가 복숭아 농장에서 그동안 취득한 각종 농업 자격증들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각자가 잘 하는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복숭아 육종과 생산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하는 이국진 경복 육종농원 대표. 그는 업계에서 꽤나 이름을 날린 육종전문가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며 복숭아 연구에 뛰어든 청년농업인이다.

한술 더 떠 이왕 하는 거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육종전문가가 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힌 이 대표. 3년차 농업인으로서의 그의 각오와 포부를 들어봤다.

 

# 복숭아 전문가 아버지, ‘건강한 자극제

이 대표는 복숭아 수확 후 생리와 관련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까지 손에 쥔 엘리트 농업인이다.

하지만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기보다 직접 현장에 뛰고 싶다는 욕심에 지난 2019년 부모님의 복숭아 농장에서 일을 배웠고, 2020년부터 56198.3(17000) 규모의 농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39669(12000)에서 복숭아를 재배하고 나머지 16528.9에선 묘목을 생산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도 종자기사, 식물보호기사, 유기농업기사, 종자관리사 등 복숭아 농사에 도움이 될만한 자격증을 다수 획득했고, 다양한 교육과정도 이수했다. 청년리더영농창업 과정, 과실종묘생산및재배관리 과정, 경북농민사관학교의 10개월 교육과정 등을 수료했으며 올해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디저트 상품 개발과 관련해 공부하고 있다.

그동안 부모님의 농장에서도 보고 들은 게 있을 테고 석사 학위도 받고 각종 교육까지 받으며 공부했으니 복숭아 척척박사일 거라 생각했지만 이 대표는 아직 배울 게 많은 초짜 농업인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대학에서 관련 전공도 하고 30여 년 복숭아를 지어온 부모님 밑에서 곁눈질도 많이 했으니 복숭아에 대해선 나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농장을 운영해 보니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그도 그럴 것이 가장 가까이에 진정한 복숭아 전문가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아버지는 복숭아 좀 안다하는 소비자들은 다 아는 신비 복숭아를 탄생시킨 육종 전문가다. 설익은 지식으로 앞서가려 하다가도 아버지의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 대표는 아버지의 신비 복숭아는 덜 무르고 신맛이 적고 당도가 강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품종이라고 자랑하며 그런 아버지가 계신다는 게 가끔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건강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슬며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왼쪽 사진은 경복 육종농원에서 올해 생산한 금홍 복숭아의 모습
왼쪽 사진은 경복 육종농원에서 올해 생산한 금홍 복숭아의 모습

 

# 병해충 피해 없이 수확량은 10% 이상 늘어

이 대표는 병해충 방제에 있어서도 여전히 아버지의 도움이 많이 받고 있다. 30여 년 간 쌓인 아버지의 경험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젠타 청년농업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며 아버지의 경험에 작물보호제 제조사의 전문지식을 더해 여느 해보다 수월하게 병해충 등 이슈에 대응해 나갔다.

경북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남형수 신젠타코리아 기술영업팀장이 시기적절하게 작물보호제와 영양제를 추천하는 등 전문적인 처방과 조언을 해줬고, 이 대표가 귀담아 듣고 대처해 병해충 피해가 거의 없었다.

덕분에 올해 수확량은 작년보다 무려 10% 이상 늘었다. 실제로 올해 경복 육종농원의 전체 수확량은 10kg 기준 2669상자로 지난해 2410상자에 비해 259상자, 10.7% 증가했다.

이 대표는 주변 농가들이 탄저병과 노린재로 올해 고충이 많았는데 우리 농가는 남 팀장의 조언 덕분에 발생 이전에 예방 활동을 잘해 피해가 거의 없었다약제 지원에 따른 비용 절감도 큰 이득이지만 그보다 방제를 잘해서 생산량이 늘어난 게 더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농업인들도 보다 전문적인 교육과 처방을 받을 필요가 있다작용기작까지 잘 알고 작물보호제를 구입하는 농업인은 거의 없는데 이러한 부분까지 상세히 설명해주니 작물보호제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저항성 관리도 훨씬 잘 되는 것 같아 만족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에게 신젠타 청년농업인 네트워크를 다른 청년농업인에게도 추천하겠느냐고 질문했다. 그랬더니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이내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라 많은 사람이 지원하면 제가 또 선정되지 않을까봐 걱정이라며 경북지역에만이라도 소문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재치있게 답변했다.

이국진 대표가 청년농업인 네트워크에 선정돼 지원받은 신젠타코리아의 작물보호제 제품들
이국진 대표가 청년농업인 네트워크에 선정돼 지원받은 신젠타코리아의 작물보호제 제품들

 

# “농장 여건을 먼저 고려하세요

이렇게 경복 육종농원에서 생산된 복숭아들은 지역 영농조합법인에서 선별해 전량 대형마트의 PB(자체브랜드) 상품으로 판매했다. 수요가 많아 재배 면적을 늘리고는 있지만 농번기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 아직 고민이 많다. 그런 이유로도 이 대표는 최근 일손을 덜 요구하는 재배 기술과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골몰히 연구 중이다.

향후 판매처를 더 다양화하고 가공 상품 개발 등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지만 이 대표는 뭐든 농가 여건에 맞게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그는 우리 농가는 육종과 생산이 전문이기 때문에 판매 다양화 등은 향후 브랜드 개발 이후 협업 업체를 통해 길을 모색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제 막 농업에 뛰어드는 MZ세대 농업인들에게도 농업 분야에 여전히 미개척 아이템들이 많고 MZ세대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을 접목해 도전해 볼 수 있는 영역이 많다면서도 무리한 사업 추진보다 늘 우리 농장 여건에 맞는지를 먼저 고려하라고 충고했다. <>

 

[Interview] 남형수 신젠타코리아 경북지점 기술영업팀장

병해충 발생·작물보호제 사용시기 등 정보 전달 집중

남형수 신젠타코리아 경북지점 기술영업팀장
남형수 신젠타코리아 경북지점 기술영업팀장

 

젊은 농업인과 신젠타코리아가 서로의 시각에서 현장과 산업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남형수 신젠타코리아 경북지점 기술영업팀장은 신젠타코리아의 청년농업인 네트워크가 농업인에게는 다양하고 정확한 지식 전달 창구로, 신젠타코리아에는 현장의 여건과 의견 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 통로의 역할을 하며 양쪽 모두의 탄탄한 성장 토대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남 팀장은 업계에서 이렇게 농업인과 기업 간의 직접 소통 채널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현장에서 농업인들이 제한된 정보로 농사를 지어오면서 소통에 목마른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해소해 줄 수 있어 굉장히 의미 있다고 뿌듯해 했다.

현장에서는 지역의 병해충 발생 정보 등 방제와 관련한 정보들을 가장 궁금해 한다. 특히 약물 혼용 등과 관련해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남 팀장은 현장의 궁금증 해결을 위해서라면 설령 타 업체의 제품이라 할지라도 최대한 정보를 취합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는 약제 살포시기와 혼용 가능 약제 조합 등을 계속해서 조언해줬다서로 간의 신뢰가 있었기에 올해 청년농업인 네트워크 참여 농가들이 큰 병해충 피해 없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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