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시장 대응하며 살아남기 위해
소비성향 맞는 상품 공급해야

조합원 절실한 마음 담아 실질적 환경 개선
정부·개설자의 지원 확대 위해 노력할 것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급변하는 농산물 유통시장에 대응하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중도매인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정석록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회장은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흐지부지되는 계획으로는 변화하는 농산물 유통시장에서 중도매인들이 적응할 수 없다명확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중도매인들이 한마음으로 합심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30여 년간 중도매인으로 과일을 유통한 베테랑이며 10·11대 전과련 서울지회장을 맡아 중도매인 권익 신장과 농산물 유통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올해 초 7대 전과련 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을 지난달 20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위치한 전과련 사무실에서 만나 앞으로의 목표를 들었다.

 

# 악성 구매자 퇴출, 온누리 상품권 환전 등 중도매인의 어려움 해결할 것

정 회장은 악성 구매자, 표준 규격품 위배 등 중도매인의 영업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들이 아직도 산재한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도매시장 특성상 이뤄지는 외상거래를 악용해 물건을 구매하고 대금결제를 제대로 하지 않는 악성 구매자는 오랜 시간 중도매인을 괴롭혀온 문제이다. 그간 전과련은 악성 구매자를 퇴치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들은 이제 차명 거래까지 하는 등 여전히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이에 정 회장은 악성 구매자들은 전국의 도매시장을 순회하며 구매대금을 착복하고 있다현재 작업 중인 전과련 홈페이지가 개설되면 이곳에 악성 구매자 정보를 올리고 공유해 중도매인의 피해를 막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악성 구매자 등록이 선결되면 구매자 등록제, 구매 전용 카드 도입 등 제도적 개선도 이어져야 한다며 개설자 차원의 관리·감독도 중요함을 피력했다.

더불어 일부 구매자들이 물품 대금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계산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가락시장 기준 중도매인 1인당 평균 1억 원의 미수금이 있는 상황에서 중도매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온누리 상품권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정상적으로는 상품권을 환전할 수 없어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이다.

전과련이 전국 600명의 중도매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온누리 상품권을 이용한 거래액은 328억 원이고 이중 환전하지 못한 금액도 91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회장은 어쩔 수 없이 온누리 상품권을 받은 일부 중도매인들은 수수료를 지급하고 비공식적으로 환전할 수밖에 없다정부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도매시장 유통인들이 환전만이라도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전히 표준 규격 위배, 중량 부족 등의 상품 자체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소비자의 신뢰를 잃으면 그 영향이 유통인뿐 아니라 산지까지 파급되는 만큼 생산자들의 인식 재고와 철저한 상품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소비 경향에 맞춰 가공할 수 있는 기반시설 필요

대형유통업체 등이 산지로 진출하고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도매시장이 살아남기 위해 기반시설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소신도 밝혔다.

최근 대형유통업체들뿐 아니라 일정 규모의 소매점들마저 물류 시설을 갖춰 상품성을 보존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가공·재포장 등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 회장은 최신 소비 경향에 맞는 상품을 공급하고 특히 중도매인의 주 고객인 중소형 마트에 납품하기 위해 이제 가공·소포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정부에서 2027년까지 산지에 농산물유통센터(APC) 100개소를 추가로 건립하겠다고 하는데 도매시장 내부나 인근에도 APC를 마련해 가공·포장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에서 연내 농산물 온라인 거래 시행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 제도 개선에 대한 정부의 방침은 이해하지만 새로운 제도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유통인들이 제대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과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마지막으로 근래 도매시장 중도매인은 모두 입을 모아 어려움을 토로한다조합원들의 절실한 마음을 담아 실질적인 환경 개선과 정부·개설자의 지원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