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장축소와 자원감소로 인해 국내 수산물생산이 감소되면서 수산물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유통 수산물의 수급과 가격은 더이상 국내시장에만 주도되지 않고 해외시장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됐다.
더욱이 유통시장 국제화에 따른 외국 대형 유통업체의 국내 진출, 일부 국내 유통업체의 대형화·체인화와 외식산업의 성장 등이 유통환경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적어도 생산지시장과 소비지시장을 경유하지 않는 최종 소비처로의 유통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 사례다.
본지는 이같은 외부 환경변화와 함께 새롭게 재편되는 시장의 역할과 기능을 잇따라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생산지·소비지시장 비중 모두 감소추세〉
수산물이 생산자로부터 소비자로 전달되는 유통경로가 다양하다는 것은 극히 상식적이다.
일반적으로 선어의 경우 유통경로가 보통 생산어업인→생산지 수협위판장(중도매인)→반출상(주로 중도매인)→소비지 도매시장(위탁상 또는 중도매인)→중간도매상→소매상→소비자로 복잡한 단계를 거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다단계 경로는 점차 단축되고 산지 직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게 일반적인 추세다.
수협에 따르면 산지 수협을 통해 계통출하되는 계통판매량이 1994년부터 계속 감소세를 보인 이후 2001년 144만8000톤에서 2002년에는 134만톤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1994년 162만3000톤에 비해 28만3000톤이 감소된 물량이다.
대표적인 소비지 도매시장인 노량진 시장의 경우 2001년 입하량이 11만6951톤이었던 것이 2002년에는 10만8381톤으로 전년대비 7.3%감소하는 등 90년대 후반들어서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를 나타냈다.
그만큼 수협위판을 통한 생산지시장에서 소비지시장으로의 유통비중이 줄어들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국내유통업체 직거래 증가세〉
이는 소비지 유통시장의 변화와 수입수산물과 양식수산물의 비중 증가에 따라 기존의 전형적인 유통경로와는 다른 형태를 갖는 새로운 유통경로를 빠르게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즉 국내 대형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이 유통주체로 떠오르면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들은 일부 산지 또는 대부분 소비지시장을 통해 판매물량을 확보해 왔던 것과는 달리 수협의 수협위판장 강제상장제가 폐지되면서 수산물을 산지에서 직접 구매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실제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경우 선어 구매의 80%이상을 산지에서 직거래로 구매하고 있는게 대표적이 사례다.
소비지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산지에서 직접 구매하면 유통의 중간 단계 단축으로 인해 생선의 선도 관리가 쉽고 유통마진이 축소돼 판매가격과 매입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원가에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부풀림이 없는 정상적인 가격형성으로 투명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산지 직거래가 유리한 경우는 많은 물량을 거래했을 때이다.
물류비라는 불가피한 고정비용이 소요되기때문에 소량구매시 오히려 산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구매한다면 오히려 비용 증가만 발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이미 산지 직거래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면서 “물류센터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거나 소형업체는 직거래 비중을 높여나가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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