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들어간 K-푸드 컬처' 이슬람국가에 수출 의미 커…정책적 지원 필요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이슬람국가로의 한우고기 수출을 위한 도축과정을 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육된 한우를 축산식품화해 소비자의 식탁에 올리기까지 특정 수입국의 할랄위생 프로토콜과 한국축산물위생법을 준수해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생산·도축·가공한 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게 핵심입니다. 실제로 할랄은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기준과 같은 규정 내지는 시스템이고 현장에서도 그렇게 이해하는 게 바람직할 것입니다.”

2021년 10월 돼지도축장 면허를 반납하고 1년 6개월이 넘는 도전과 새로운 시도 끝에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할랄 인정 수출작업장으로 인증을 받은 류창열 ㈜한다운에프에스엘 대표는 한우고기 할랄 인증에 대해 한 마디로 이 같이 밝혔다.  

# 한국의 진면목을 ‘한우’ 수출로

강원도 홍천에 위치해 주변 산세와 도로 등의 환경을 감안할 때 요지에 터잡은 한다운에프에스엘은 이름부터 한우 수출을 염두에 두고 ‘한국다운’이라는 의미로 개명했다.

말레이시아 직원 5명을 포함해 모두 45명의 직원들이 하루 소 80마리를 도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1차 육가공도 40마리 정도를 할 수 있는 규모이고 가정 간편식 등의 2차 육가공도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우고기 론칭행사에 함께한 류 대표는 말레이시아로 월 최소 5톤에서 최대 20톤의 한우고기를 수출할 목표를 갖고 있다.

류 대표는 한다운에프에스엘이 할랄 인증을 받은 이유에 대해 한우 수출 다변화를 목표로 한 상황에서 시장조사를 해 본 결과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이슬람권에 한우고기를 수출하려면 할랄 위생 프로토콜 준수가 필수 사항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인구의 60%가 무슬림인 점에서 할랄 위생프로토콜 준수를 위한 도축과 가공한 한우고기를 수출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일본산 와규가 연간 240톤 들어가는 만큼 한우고기의 글로벌 판매거점으로 최적지”라며 “특히 한국의 대기업 진출이 많은 곳으로 일정 규모의 한우고기 소비를 견인할 주재원 수가 상당히 많다는 점에서 한우고기의 우수성을 인큐베이팅 하기에 적합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또한 류 대표는 “한우고기의 이슬람국가로의 수출 의미도 크지만 더 큰 의미는 한국의 5000년 식문화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한우 즉, 한우고기가 들어간 K-푸드 컬처를 이슬람국가에 수출하는데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 정부 체계적 지원 필요해 

한다운에프에스엘은 말레이시아 현지 바이어를 통해 수출 전 과정과 수입절차, 현지에서 다양한 한우고기 부위 요리사용 등 모니터링을 위해 3마리를 포함해 모두 10마리를 조만간 초도 수출할 예정이다.

류 대표는 “할랄 도축이 일반의 생각과 달리 그렇게 특별할 것은 없다”면서도 “말레이시아 직원들이 도축 전 과정에 참여하는데 할랄위생중점(HCP) 관리를 위해선 에어건으로 타격했을 때 머리에 금이 가지 않아야 하고 마리당 도축 후에는 반드시 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당 도축할 수 있는 마릿수가 한정될 수밖에 없고 결국 도축과정에서 고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할랄 위생 프로토콜 준수에 의한 인증을 받기 위해선 돼지 농가나 도축장이 주변에 없어야 하고 청소나 사료에 사용하는 원재료의 경우 알콜 성분이나 육류 성분이 포함돼서는 안된다는 까다로운 규정들이 있다”면서 “할랄 위생 프로토콜을 따르는 도축장이라고 해서 도축·가공한 모든 축산물이나 축산식품이 반드시 할랄 인증 마크를 달고 유통될 필요는 없고, 또한 무슬림들만 먹을 수 있는 고기여야 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연내 UAE의 할랄 인증 획득이 목표인 한다운에프에스엘은 한우고기 수출 확대, 활성화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류 대표는 “한우 수출과 관련해 생산자, 도축·가공, 수출업자가 생산에서 수출까지 일관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말레이시아의 경우 우리나라와의 검역협정이 현재 냉동으로 수출하도록 돼 있고 또한 전 세계 육류 유통은 냉동제품이 80% 이상으로 교역이 이뤄진다고 볼 때 한우고기 냉동육 품질이 냉장육에 비해 손색없게 하려면 반드시 초저온급속냉각시설이나 할랄 육류전용 냉동 수송차량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속적으로 이슬람권 국가에 한우고기 수출을 확대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선 할랄 위생 프로토콜 준수에 고비용이 발생하는 핵심 시설을 현대화해 저비용 구조로 개선하는 한편 한우고기 수출경쟁력 확보차원에서라도 시설 개선자금, 원료 매입 등 한우고기 수출확대 구축을 위한 운영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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