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 실패 줄이는 현장 교육 중요
귀어인 대상 정책 연계성 높여야

어촌소멸을 막고 청년수산인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어선청년임대사업이 올해로 2년차를 맞았다. 올해부터는 실제 조업을 하는 선박에서 실습교육을 마련, 예비 청년선장들의 어업현장 적응력을 높이고 어업경영능력을 높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사업에서 청년들의 어업기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예비 청년선장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지난 8일 전북 부안군에서 실습교육을 받고 있는 예비 청년선장들을 만나 어선임대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9일 전북 부안군에서 청년어선임대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예비선장들이 현장 실습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지난 9일 전북 부안군에서 청년어선임대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예비선장들이 현장 실습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 청년선장 만족도 높아

“어선청년임대사업은 그냥 괜찮은 사업이 아니라 아주 감사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기반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실제 어업을 경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요.”

2기 어선청년임대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김진욱 예비선장(34세)은 어선청년임대사업이 청년들의 수산업 진출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라며 만족을 표했다. 인천이 고향인 그는 여수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을 했고 이후 귀어를 결심했다. 그는 어선임대사업기간동안 어선 임차료를 내고 적자를 기록하지 않으면서 어업기술을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북 부안군에서 함께 교육을 받는 정성환 예비선장(44세) 역시 어선임대사업을 통해 많은 자본금을 들이지 않고도 어업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정 예비선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한달살기 사업을 통해 어촌을 접했고 어촌에서 거주하는 것이 좋아 귀어를 결심했다. 그는 어선청년임대사업을 통해 경남 남해군 문항마을로 귀어를 생각하고 있으며 어선임대사업을 발판으로 어촌에 완전히 정착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두 명의 예비선장은 모두 어선임대사업이 청년들이 직접 어업경영을 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어업기술도 익힐 수 있게 되는데 만족을 표했다.

지난 9일 전북 부안군에서 청년어선임대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예비선장들이 현장 실습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예비선장들은 열흘동안 조업중인 어선에 승선해 어업기술을 전수받게 된다.
지난 9일 전북 부안군에서 청년어선임대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예비선장들이 현장 실습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예비선장들은 열흘동안 조업중인 어선에 승선해 어업기술을 전수받게 된다.

 

# 실습교육, 귀어 실패 줄인다

“어업은 생각보다 많이 힘듭니다. 어업경영에 대한 의지가 강해보였던 사람도 실제 어업을 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는 것도 많이 봤습니다. 자망어업은 어업 중에서도 노동강도가 높은 편이기에 열흘 간 직접 조업을 하면서 자신이 어업을 할 수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겁니다.”

예비 선장들의 강사로 선정된 이봉국 ㈜봉선장 대표는 단순히 참관만 하는 실습교육이 아닌 어업현장에서 조업을 경험하는 것이 귀어실패를 줄일 수 있다며 현장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열흘의 교육기간동안 예비 선장들이 어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조업을 하는 방법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고 수산물 온라인 판매를 위한 노하우도 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와 함께 예비 선장들의 강사로 선정된 정찬민 블랑호 선장은 청년들의 귀어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어업노하우를 공유하지 않는 풍토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선장은 “어업인들은 어장의 위치 등 어업과 관련한 노하우를 좀처럼 공유하지 않는데 이같은 분위기는 어업경영에 나서려는 예비 선장들의 어촌 정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라며 “이번에 교육을 받으러 온 예비 선장들에게 가능한 많은 노하우를 전수해 그들의 귀어를 돕고 싶다”고 밝혔다.

# 매입 임대·임차료 지원 병행 필요

어선청년임대사업의 구조가 임차료 지원으로 마련되면서 공공기관이 어선을 매입해 임대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사업과정에서는 일괄적인 매입 임대 방식으로의 전환이 아닌 임차료 지원방식을 병행할 필요성도 엿보였다.

임차료를 지원하는 사업 방식은 임대어선의 수요자인 청년들과 공급자인 어업인들의 눈높이가 다르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수산업계의 전문가들은 수산자원공단이 어선을 매입, 어선의 개축이나 필요시 신조를 통해 청년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어선을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시범사업 과정에서 어선을 임대하는 선주들이 예비 선장들의 어촌사회 정착을 돕고 어업기술을 전수하는 등의 노력이 이어졌다. 실제로 충남 보령시의 한만홍 어업인은 자신의 어선을 임차한 예비 선장들이 기존 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하고 어업기술을 전수해 예비 선장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이날 교육에 함께한 구성우 한국수산자원공단 연근해어업진흥실장은 “어선을 임대한 어업인들은 자신의 배로 예비 선장들이 조업을 하다보니 청년들에게 어선을 임대해주고 그냥 방치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특히 일부 선주들은 청년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직접 지역주민들을 소개해주는 등 청년들의 어촌사회 정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어선임대사업을 매입 임대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일괄적으로 매입 임대방식으로 전환하는 것보다는 매입임대와 임차료 지원방식을 병행해 청년들의 수요에 맞는 사업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책연계성 개선 필요

한국수산자원공단이 어선청년임대사업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정책의 연계성에선 개선이 필요한 점이 많았다.

해양수산부에서는 귀어인을 대상으로 청년영어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어선청년임대사업의 대상자는 청년영어자금을 받을 수 없다. 어선청년임대사업의 사업기간은 2년이지만 청년영어자금이 지급되는 기간은 3년이기에 어선청년임대사업 대상자들에게는 사업이 지원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김진욱 예비 선장은 “부산에서 이뤄진 이론 교육에서 청년영어자금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지자체에 문의를 했었는데 어선임대사업은 기간이 2년이지만 청년영어자금은 지급기간이 3년 인터라 사업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청년 어업인들이 귀어 초기에 수익이 너무 적어 어려움을 토로하는 만큼 어선청년임대사업 대상자들도 청년영어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청년영어자금 뿐만 아니라 수산업경영인 선정 등과도 별개로 이뤄지는 등 어선청년임대사업들이 기존의 귀어·귀촌 지원이나 후계인력 육성 사업과 연계성을 높여야 사업의 성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봉국 대표는 “정부의 지원사업을 받으려면 작성해야할 서류 등이 많고 복잡한데 각 사업마다 다 서류를 다시 써야하다보니 지원을 받으려는 청년들에게는 이 역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어선청년임대사업 대상자는 어업을 경영하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인만큼 청년들이 어선임대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 청년영어자금 지원부터 후계어업인 선정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성을 높이면 어선청년임대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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