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매출 하락세 지속 전망
정부보조 등 지원책 뒤따라야

작물보호제
지난해 수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해
올해도 기대감

종자
재배면적·판매량 계속 줄어
R&D 관련 정부 지원 원활하지 않아
신품종 개발 등 어려울 듯

스마트 농업
정부 제도·정책 지원과 국외 수출 기대감

[농수축산신문=이남종·안희경·이문예·박세준 기자]

올해도 농촌의 고령화 등으로 방제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증가함에 따라 드론을 활용한 방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농가가 자체적으로 드론을 구비하기엔 부담이 큰 만큼 드론 방제 대행업체들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올해도 농촌의 고령화 등으로 방제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증가함에 따라 드론을 활용한 방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농가가 자체적으로 드론을 구비하기엔 부담이 큰 만큼 드론 방제 대행업체들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농산업계는 코로나19와 그 후유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글로벌 공급망 회복 지연 등 대내외적인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농산업계는 올 한해 이를 타개할 돌파구를 찾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농산업계를 부문별로 전망했다.

농업스마트 열풍은 농기계 분야에도 뜨거운 감자다. 농기계업계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무인 트랙터 등 스마트 농기계를 시장에 선보이며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농업스마트 열풍은 농기계 분야에도 뜨거운 감자다. 농기계업계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무인 트랙터 등 스마트 농기계를 시장에 선보이며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 농업기계

지난해 농기계산업의 경우 밭농업기계 분야는 정부의 임대사업과 지자체의 보조사업 등 추진으로 직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수도작 기계 분야는 직불금 지급제도 변경으로 인한 보상액 하향과 임작업 대행 확대 등의 요인으로 트랙터와 부착작업기, 콤바인, 승용이앙기의 매출이 감소했다. 문제는 지난해에 그치지 않고 올해에도 하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에 대한 돌파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업계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농기계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도 농기계 시장은 상당히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벼 대체작목 재배에 대한 정책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로 임작업 대행이 증가하고 있으며 벼농사 대신 스마트 시설하우스 농업으로 대체되는 면적이 늘어나면서 농기계 판매가 줄고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발병되고 있는 각종 가축 질병으로 대형 트랙터 등의 주 수요자인 축산농가의 구매력 또한 저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기계업계는 기존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공업산업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전기농기계 등 스마트 농업기계 개발에 다년간 공을 들여왔으며 이러한 기조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트랙터와 관련 부속작업기 제조업체간의 공동 연구개발(R&D)에 대한 요구도 지속으로 요구하고 있다. 본체인 트랙터만 스마트 농기계로 변신해서는 의미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트랙터 본체와 작업기 간의 통신을 통해 트랙터 본체와 농작업기 제어가 가능해져야 농업의 스마트화와 디지털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업계의 움직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따라서 정부에서도 이와 관련된 R&D 지원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는 요구다. 

정부보조 등 지원책도 뒤따라야 한다.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밭농업기계 분야 정부 임대사업과 지자체의 보조사업을 올해에도 연계해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의 취약한 밭작물분야 농기계산업을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동차와 같이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거나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듯이 농기계도 ‘노후농기계 폐차 지원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하며, 전기농기계에 대해 보조지원 정책을 추진해 농기계 구매력을 높여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생산업체가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품질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선순환할 수 있는 정책 추진이 절실하다.

농기계 수출시장도 대외적인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지속되고 있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원자재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은 자국 산업을 위해 수출 통제를 하는 등 자원안보 정책을 시행 중에 있어 농기계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주요 수출국인 미국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요 수출기종인 트랙터의 수출 전망은 지난해에 비해 어두운 전망이 우세해 수출국 다변화와 수출 기종의 다양화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농기계업계 관계자는 “농기계 산업범주가 대폭 상향된 만큼 그에 맞는 정책 추진을 통해 우리나라 식량안보와 농기계산업의 조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도 농기계산업에 대한 정책지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지원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 농기계 시장은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농기계 생산업체가 농업의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농업인이 농기계에 맞추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선도해 나갈 정도로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작물보호제(농약) 

지난해 소폭의 매출 성장으로 한숨 돌렸던 작물보호제 업계는 올해 한 치 앞 전망도 어려운 안갯 속에서 출발선에 섰다. 지난해 국내 작물보호제 제조사들의 전체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했는데 자칫 올해도 판매량 감소에 직면할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장기 전망은 어렵지만 단기 전망은 농협 계통가를 중심으로 제품가격이 인상 쪽으로 기울지, 인하나 동결 쪽으로 기울지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있다. 올해 국제 원제 가격 하락에 따라 작물보호제 제품가가 인하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벌써 지난해부터 그 여파로 시판 쪽 재고가 빠르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올해 가격이 인하되거나 동결 쪽으로만 가닥이 잡혀도 연초 판매량은 전년보다는 훨씬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도 작물보호제 드론 방제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등으로 직접 방제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늘어나는 데다 드론 방제의 편리성을 경험한 농업인이 늘고 있어서다. 하지만 농가가 자체적으로 드론을 구비하기엔 여전히 가격 부담이 커 방제 대행 시장의 큰 성장이 기대된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파악하고 기존 드론 방제 대행업을 영위하던 업체들 외에도 새로이 시장에 뛰어들었거나 준비 중인 업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지난해 작물보호제 수출은 지난해 11월 3주차 기준 연간 누적 4억1000달러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비료  

올해도 국제 원자재 가격과 수급이 비료 제조업체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도 중국이 요소와 인산암모늄 등 화학비료의 수출을 통제하면서 비료 제조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급에 따른 가격 불안정성도 커졌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7일 비료 원료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해 매주 원료 수급 상황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지속적으로 생산돼야 본격 비료 사용이 시작되는 6월부터 농업인들이 무리 없이 비료를 구매·이용할 수 있는데 원자재 이슈로 한달이라도 생산이 중단되면 비료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로 가장 빠르게 원자재를 들여올 수 있는 중국 외에는 계약부터 인도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밖에 없어서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원자재 수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무기질비료 가격보조·수급 안정 지원 예산은 288억1500만 원이 반영됐다. 애초 전액 삭감 내용이 담겼던 정부안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576억8100만 원을 증액했지만 결국 절반 수준만 반영됐다. 

■ 종자

국내 종자시장은 올해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배면적이 갈수록 줄고 있어 판매량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내병계 종자에 대한 농업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업체 입장에서도 그나마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이어서 내병계 종자에 대한 연구개발, 생산에 보다 무게가 기울 것으로 보인다. 

종자업계는 2021년 골든시드프로젝트(GSP) 종료 이후 연구개발(R&D) 관련 정부 지원이 원활하지 않아 올해도 신품종 개발 등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자 개발에 워낙 많은 R&D 비용이 투입돼야 해 대다수의 중소규모 업체들은 자비로만 이를 충당하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올해는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종자 개발·상용화의 토대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 전세계 여러 국가가 유전자 교정작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조금씩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유전자 교정작물에 대한 정부의 향방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스마트농업

스마트농업계는 민간 시장의 회복되지 않는 소비심리가 우려되나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 등 정부의 제도·정책 지원과 국외 수출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이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이 지난달 발간한 ‘2024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 경제는 세계 교역 회복에 힘입어 2.1%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나 고금리, 가계부채, 주택시장 불안 등 각종 불확실성과 위험에 노출돼 하방 위험을 유의해야한다고 전망했다.

스마트농기업들도 이같은 불확실성과 위험이 농가 소비·투자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한 스마트농기업 대표는 “전반적으로 소비가 줄어 농가들이 움직이지 않는 등 어려울 것으로 걱정이 많이 되는 상황”이라며 “농가들이 지자체 등의 지원사업으로 스마트팜을 도입해도 자부담이 부담돼 중도포기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어 올해는 스마트팜 외에도 스마트노지 등 신규사업을 진출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의 제도적·정책적 지원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도 있었다.

유명철 한국스마트팜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오는 7월 26일자로 시행되면서 스마트농업단지 조성, 스마트농업관리사제도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강화돼 스마트농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며 “수직농장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지원제도가 강화되고 연구와 시장활성화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명훈 순천대 스마트농업전공 교수도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스마트농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밝혔듯이 스마트농업 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 농업에서 정부의 지원이 갖는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의 의지가 있다면 스마트농업 전망도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수출액 2억8300만 달러를 기록해 대폭 성장한 스마트농업 수출은 올해도 순항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해 중동, 중앙·동남아시아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테스트베드사업, 시장조사·마케팅 지원, 업무협약(MOU)체결 등 많은 활동을 추진해 온 결과가 성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낙관했다.

지난해 연말 옥수수 선물가격이 부셸당 470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국제 곡물 가격의 하락세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곡물엘레베이터를 통해 곡물이 선적되고 있는 모습.
지난해 연말 옥수수 선물가격이 부셸당 470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국제 곡물 가격의 하락세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곡물엘레베이터를 통해 곡물이 선적되고 있는 모습.

■ 사료

올해 국제 곡물 가격하락으로 인해 배합사료 가격 인하 요인이 예상됨에 따라 생산량도 다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옥수수 선물가격은 지난해 초 부셸당 654달러 수준으로 시작해 연말까지 계속 내려 지난해 연말에는 47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가격이 내려간 선물 옥수수가 도착하면서 배합사료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 농협사료가 선제적으로 지난 연말 사료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민간 배합사료업체들도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 전반적으로 사료 가격이 인하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하락 기조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무난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료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제 곡물 가격이 이미 하락 기조인데다 올해는 브라질의 풍작과 미국 콘벨트의 기후 여건 개선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문제는 달러 환율과 해상운임인데 코로나 이후 닥친 애그플레이션같은 위기 상황은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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