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조합 경영안정·수산물 소비촉진에 매진할 것

 

“수협은 어업인을 위해 일하는 조직입니다. 일선 수협들이 탄탄하게 운영돼야 어업인들이 어려움에 봉착할 때 어업인들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협중앙회는 일선 수협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일선 수협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운을 뗐다. 노 회장으로부터 수산업계의 현안과 올해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중대재해처벌법에 준비는 충분한가.

“수산업은 바다라는 고립된 환경에서 기상, 자연재해 등에 노출되는 특성에서 기인하는 사고가 많다. 이 때문에 중대재해를 막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것이 없으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취지 역시 사업주가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제도라고 본다.

수협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해 38개 업종에 대해 위험성 평가를 실시, 재해저감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안전·보건관리 표준매뉴얼을 제작해 실습형 현장교육과 교육 동영상 제공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육상사업장을 기준으로 설정된 것이 많아 바다에서 이뤄지는 작업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어업현장과는 괴리가 있다. 아울러 그동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해왔지만 현장으로 충분히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 동해안 일대의 자원감소에 대한 대책은.

“지난해 동해안 일대의 오징어어획량이 급감하며 어업인 뿐만 아니라 회원조합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오징어 어획량의 90% 가량이 감소한 만큼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동해안에서는 오징어를 주로 어획하는 어업인이 1200여 명에 달하고 고용된 선원까지 고려하면 수천 명 이상이 자원감소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정부에서는 오징어 어획량 감소에 대응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했기에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는 않다.

장기적으로는 자원량에 비해 과도한 수준인 어선을 빠른 속도로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어선 감척에 대한 폐업지원금 제도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그 규모가 턱없이 낮아 어업인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보상을 현실화하고 대대적인 감척을 통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수산자원 감소로 인해 어업인의 경영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어업인이 폐업할 경우 인력 수요가 늘고 있는 수산 가공 관련 공장에서 재취업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어가의 감소화 고령화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나.

“통계청의 농림어업조사를 보면 1970년 90만 명이 넘었던 어가인구가 9만 명 이하로 줄었다. 이는 어촌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인구 유출과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어촌지역은 도시지역에 비해 교육과 문화, 복지, 편의시설 등 정주여건이 열악하기에 어촌의 소멸우려까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이 어촌사회에 정착하려 해도 2억~3억 원 가량의 금융지원만으로는 어촌에 정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촌에 100% 만족하지 않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 훈련을 받으면서 어촌에 적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아이를 가진 젊은 세대가 도시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자녀 교육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어촌지역에도 도시와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어업소득과 어업외 소득을 높일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어촌으로의 인구 유입을 늘릴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귀어 초기에 주택구입이나 생활비 등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 올해 수협중앙회의 역점 사업은.

“올해는 일선 수협의 경영안정과 수산물 소비촉진에 매진하려고 한다. 지난해 논란이 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문제가 아니더라도 국내산 수산물소비는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간다는 각오로 다양한 수산물 소비촉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성인에게 집중된 수산물 수요를 미래 소비자인 어린이들에게까지 넓히도록 찾아가는 수산물 식생활 교육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이며 이달에 열리는 대게 축제를 시작으로 전국 회원조합에서 주관하는 70여 개의 수산물 축제에 대한 재정과 홍보지원을 병행해 대대적인 수산물 소비 붐을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고금리와 경기위축 등으로 회원조합의 경영여건이 녹록지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선 수협의 안정적 경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일선 수협에서 확장경영보다는 건전성에 초점을 맞춘 내실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리스크관리에 보다 역량을 쏟는 한편 조합의 경영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올해 책정된 1800억 원 규모의 자금지원도 집행에 속도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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