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하고 쫄깃한 껍질 매력…밥 싸먹으면 '별미 중의 별미'

 

봄철 입맛을 돋우고 나른한 몸에 활력을 찾아주는 임연수어. 임연수어는 봄철이 되면 살이 붙고 기름기가 올라 가장 맛있는 계절이다.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임연수어는 ‘국민생선’이라고 불리울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고 맛있는 생선으로 과거에는 고등어보다 더 흔하게 우리 밥상에서 볼 수 있는 수산물이었다.

임연수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문헌은 조선시대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이다. ‘바다 깊은 곳에 사는 물고기’라는 뜻에서 임연수어(臨淵水漁)라 표기돼있다. 또다른 서적인 ‘난호어목지’에서는 함경북도에 사는 임연수(林延壽)란 사람이 바다에 나가기만 하면 이 고기를 많이 잡아왔는데 비리지 않고 맛이 있어 주변사람들이 ‘임연수가 낚은 고기’라고 전해지며 이름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여러 문헌마다 한자로 된 뜻은 제각기 다르고 근거도 달라 정확히 어떤 것이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임연수어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경남지역에서는 ‘이면수’, 함경남도에서는 ‘찻지’, 강원도에서는 ‘새치’, ‘다롱치’, ‘청새치’로 불린다. 쥐노래미과에 속하는 임연수어는 차가운 바다에 서식하는 한류성 어종으로 국내에는 동해에 서식하며 육지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수심 100m 암초지대에 서식한다. 무리 지어 활동하는 특성이 있고 겨울철에는 산란하기 위해 연안 가까이로 이동해 암초지대 바위틈새에 알을 낳는다. 암컷이 산란을 한 후, 수컷들이 알이 부화할 때까지 보호하는 특징이 있다. 산란이후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한 임연수어는 봄철에 살이 오르고 가장 맛있는 제철을 맞이하게 된다.

임연수어는 바삭하고 고소한 껍질로 유명하지만 고등어, 갈치 등 대중성어종에 비해 인지도는 낮다. 또한 수입 임연수어 때문에 맛없고 퍽퍽한 생선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학교나 직장 등에서 대량급식으로 사용하는 임연수어는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단기임연수어’로 국내산 임연수어와는 다른 종의 생선이다. 단기임연수어는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에서 수입되는데 껍질이 두껍고 지방기가 많으며 국내산보다 크기가 크고 선명한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입 임연수어는 오랜 냉동기간과 유통으로 신선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대량으로 조리했을 때 비린내가 나고 무른 식감을 가진다. 또한 일본에서도 국내산과 학명이 같은 임연수어가 유통되지만 국내산에 비해 맛과 기름기가 떨어진다.

국내산 임연수어는 껍질부분이 두꺼워서 구워 먹으면 맛있기로 유명하다. 생선 자체에 지방이 많기 때문에 껍질과 살이 쉽게 분리가 되며 배를 갈라 껍질부터 구워주면 바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두꺼운 껍질 때문에 불에 오래 구워도 잘 타지 않으며 오히려 쫄깃한 맛이 살아나 밥을 싸 먹으면 별미 중의 별미다.

껍질의 맛이 워낙 좋아 ‘서해안 사람들은 숭어껍질에 밥 싸먹다가 가산을 탕진했고 강원도 남정네는 임연수어 껍질 쌈밥만 먹다가 배까지 팔아먹는다’거나 ‘임연수어 쌈 싸먹다가 천석꾼이 망했다’, ‘임연수어 쌈밥은 애첩도 모르게 먹는다’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다.

건강의 측면에서 임연수어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체내의 염증을 줄이고 세포손상을 막아주며 특히 EPA와 DHA가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조절하는 등 심혈관 건강에도 좋다. 또한 레티놀성분과 함께 비타민A도 다량 함유돼 있어 시력을 보호하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며 야맹증 안구건조증 등 안구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외에도 칼슘, 칼륨, 철분, 아연, 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해 신체 성장, 빈혈,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임연수어는 어획 후 시간이 지나면 특유의 얼룩무늬가 점차 옅어지기 때문에 무늬가 뚜렷하고 진액이 적고 탄력있는 것이 신선한 것이다. 임연수어는 소금구이, 양념구이, 튀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 먹을 수 있으며 조림이나 찜요리 등으로 해서 먹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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