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주꾸미, 산란기 앞두고 영양분 풍부·쫄깃·고소
봄에 제철을 맞는 주꾸미는 맛도 좋고 영양도 좋아 선호가 높은 어종이다. 특히 봄철 주꾸미는 머릿속에 알이 가득찬 상태로 영양분이 풍부하고 쫄깃하고 고소한 맛으로 여러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매콤한 양념과 함께 뜨거운 불판에 볶아낸 주꾸미 볶음은 봄을 맞아 나른해진 온몸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준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수산물인 주꾸미는 ‘쭈꾸미’라고도 불리기도 하지만 실제 표준어는 주꾸미가 맞는 말이다. 조선 후기의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웅크다는 뜻의 ‘준(蹲) ’자를 사용해 준어(蹲魚)라 불렀으며 속명으로는 대나무가 한창 자라나는 봄철이 제철이라 죽금어(竹今魚)라고도 불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난호어목지’에는 주꾸미를 한자어로 망조어(望潮魚)라 하며 우리말로 죽근이라 기록하고 있는데 현재 사용되는 주꾸미라는 말이 죽금어나 죽근이에서 음운변화를 거쳐 유래된 것으로 평가된다. 전남도와 충남도에서는 쭈깨미, 경남도에서는 쭈게미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꾸미는 형태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두족류의 연체동물이다. 국내 전 연안에서 서식하며 특히 갯벌이 발달한 서해안에 주로 발견되며 남해안에서도 볼 수 있다. 주로 조간대의 수심 20m 정도의 암초나 자갈들이 흩어져 있는 갯벌지대에 서식하며 야행성 생물로 낮에는 암초 틈새나 소라, 조개 껍데기 속에 숨어서 서식하고 산란하며 밤이 되면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한다. 형태가 유사하고 8개의 다리를 가진 것 등이 낙지와 유사해 헷갈리기 쉬우나 명백하게 구분이 가능한다. 낙지의 경우 다리의 길이가 다르고 발끝이 쭉 펴져 있으나 주꾸미의 경우 8개의 다리 길이가 유사하고 발끝이 말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주꾸미의 경우 몸통에 황금색의 띠가 있는 것을 보면 확연하게 구분이 가능하다.
주꾸미가 많이 나는 봄철에는 소라방이라고 부르는 고둥 껍데기를 긴 밧줄에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아 바다에 가라앉혀 놓으면 야간에 활동을 한 주꾸미들이 껍데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이후 줄을 걷어올려 소라방 속에 숨어있는 주꾸미를 빼내고 다시 소라방을 바다에 넣어 놓는 형식으로 어획한다. 소라방 어획은 해당 지역의 자원남획을 막고 살아있는 채로 잡히는 싱싱한 주꾸미를 어획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꾸미는 겨우내 심해에 머물다가 봄이 돼 수온이 올라가면 연안으로 이동하여 산란을 한다. 주로 5월 경 산란을 하며 산란을 위해 영양분을 축적하고 머리부분에 흰 쌀과 같은 알이 가득차기 때문에 3~4월을 제철로 맛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주꾸미의 수명은 대략 1년이며 5월경에 산란을 해 치어가 11월경 성체로 성장하게 돼 짧은 생장 주기를 가지고 있다. 또한 1회 산란시에 약 200~300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번식력이 뛰어나고 개채수가 많은편이다. 하지만 알배기 시기가 맛이 가장 좋고 제철로 알려지게 되면서 남획으로 인해 주꾸미 어획량이 줄어들자 2018년을 시작으로 매년 5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 모든 방법의 주꾸미 어획을 금지하는 금어기를 설정하고 산란기의 주꾸미 보호에 나섰다.
주꾸미는 과거에 다른 수산물들에 비해 자원이 풍부해 가격이 저렴했을 뿐만 아니라 영양소도 풍부해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있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철분, 타우린, 칼슘, 비타민B12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히 주꾸미에는 타우린 함유량이 높아 피로회복에 좋다. 하루 타우린 섭취 권장량 1000mg 보다 많은 타우린을 함유하고 있고, 낙지의 2배, 문어의 4배가 넘는 타우린을 함유하고 있다. 타우린 성분은 피로회복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낮추고 혈관 수축을 완화시켜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아울러 DHA와 EPA같은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하고 포화지방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뇌건강 뿐만아니라 심장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 그 외에도 철분, 칼슘, 마그네슘, 미네랄, 아연, 셀레늄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뼈건강 뿐만 아니라, 면역세포에 도움을 줘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