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포화지방산 풍부해 담백한 맛 일품…뇌 건강 증진에도 탁월

 

무더워지는 여름 날씨에 유독 맛이 오르는 생선 병어. 여름철 제철을 맞이하는 수산물이 적어 더욱 귀하게 여겨지는 병어는 반짝이는 은빛 비늘에 납작하고 통통한 모습으로 담백·고소한 맛과 감칠맛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성질이 급해 물에서 나오면 바로 죽기 때문에 산지에서는 회로 먹기 좋다. 구워먹거나 조림으로 먹어도 별미다. 남도지역에서는 제사상에도 빠지지 않고 올라가며 귀한 대접 받는 생선이기도 하다.

병어는 농어목에 속하는 병어과 생선으로 바닷속에서 무리를 짓고 대열을 이뤄 다니는 모습이 병졸들처럼 보여 병어(兵魚)라고 불린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병어를 ‘편어(扁魚)’로 기록하고 있으며 ‘입이 매우 작고 창백하며 단맛이 난다’, ‘뼈가 연해 회나 구이, 국에 좋다’고 소개한다.

병어는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와 서해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동중국해, 인도양 등 다양한 지역에서 볼 수 있다. 병어는 계절에 따라서 이동하며 겨울철 대만북부지역에서 이동해 여름철에 국내 연안지역으로 이동한다. 수심 5~100m 가량인 연안지역에 무리를 지어 활동하며 갯지렁이, 젓새우 등을 먹으면서 서식한다.

봄철 살을 찌우고 알을 배기 시작해 6월경 산란기를 맞이하기 때문에 여름철 병어는 제철을 맞이한다. 병어는 흰살생선이라 1년 내내 맛 변화가 크지는 않지만 산란기 때의 병어는 지방과 영양이 올라 단백함과 함께 기름진 맛도 느낄 수 있다. 무리짓는 습성 때문에 자루모양의 그물을 이용해서 고기를 잡는 저층트롤어업으로 많이 어획된다.

병어는 그 크기에 따라서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병어는 부화하고 나서 약 1년정도 지나면 약 12cm 가량 자라는데 ‘자랭이병어’라 부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병어라고 부르는 것은 2년가량 성장해 19cm 정도 되는 병어다. 3년 이상 지난 병어는 30cm 내외로 성장하며 이를 ‘덕자병어’라 부른다. 병어와 유사한 종으로 혼동되기 쉬운 어종이 ‘덕대’다. 큰 병어를 덕자병어라 부르기도 하지만 수산시장에서는 덕대와 덕자병어를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흰살생선인 병어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으며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은 풍부해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 조선시대에는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 병어에는 한국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라이신과 트레오닌이 다량 함유돼있으며 육질이 부드러워 소화도 잘된다. 또한 비타민 B1, B2가 풍부해 기력회복에 좋으며 EPA와 DHA 함량이 높아 어린이 뇌 건강을 증진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 단백질과 지질의 함량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비타민이나 무기질의 함량은 적은 편이다. 지질에는 EPA와 DHA, 나이아신 함량이 높아 어린이, 노약자에게 좋으며 뇌졸중과 동맥경화에도 좋다.

병어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데 산지에서는 회로 먹는 것이 별미이다. 병어의 성질이 급해서 활어보다는 선어로 유통되며 산지에서만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다. 산지 이외의 지역에서는 조림이나 구이로 먹는게 대표적인 조리법이다.

병어는 국내 연근해에서 쉽게 볼 수 있어 가격이 저렴했으나 2010년대 이후 중국에서 수요가 많아지면서 남획이 이뤄졌다. 또한 중국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병어 가격은 90년대 대비 7배 가량 높아졌다. 또한 환경변화로 병어의 먹이가 되는 젓새우나 갯지렁이가 사라지면서 병어의 번식도 감소하게 됐다. 올해는 병어 어획량 감소로 지난달 말 전남 신안군 송도 위판장에서는 병어 1상자가 100만 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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