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불포화 지방산 풍부…부드러운 식감·담백한 맛 일품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여름부터 제철을 맞이하는 생선 중에는 ‘갈치’가 있다. 국민생선 고등어와 함께 모든 국민 남녀노소가 즐겨먹는 대중어종 중에 하나다.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맛이 일품인 갈치는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기로 유명한 수산물이다.길고 가느다란 몸통에 은빛 광택을 띄어 칼을 닮은 물고기라 불리며 별다른 손질 없이 구워먹거나 조림으로 먹어도 맛이 좋다. 과거에는 내륙지역 서민들도 소금에 절여진 갈치를 심심치 않게 밑반찬으로 올릴 정도 였으나 최근에는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점점 귀한 생선 대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갈치는 농어목 갈치과의 수산물로 생김새가 가늘고 긴 모양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몸통이 은빛을 띠며 납작하고 길쭉하며 꼬리쪽은 띠모양을 하고있어 칼과 같이 생겨 칼치 또는 도어(刀魚)라 불렸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군대어(裙帶魚)’라 하고 속명을 ‘갈치어(葛峙魚)’라 했으며 난호어목지에서는 ‘갈치(葛侈)’라 기록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갈치가 커트러스피시(cutlassfish)라 불리는데, 서양에서 옛 선원이나 해적들이 쓰던 칼인 커트러스와 유사해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불리우는데 경상남도에서는 ‘걸치’, 황해도 이북과 강원도 이북지방에서는 ‘칼치’로 부른다. 갈치 새끼는 주로 여름에 많이 잡히는데 크기가 작아서 ‘풀치’, ‘풋갈치’라고 부른다.

갈치는 온수성 어류로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에 주로 분포한다. 주로 50~300m의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심해성 어종이지만 육지와 가까운 연안에서도 볼 수 있다. 2~3월 경 제주도 서쪽 바다에서 겨울을 지내고 4월 경 북쪽으로 이동해 여름에 남해와 서해 인근에 머무르며 산란을 한다.

‘풀치’라고도 불리는 어린 갈치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점차 자라면서 작은 오징어, 새우, 게 등을 먹으며 성장한다. 어린 갈치는 낮에는 깊은 바닷속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수면으로 올라와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성체가 되면 낮에 수면 근처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밤에는 바다 밑으로 내려간다. 식성이 왕성해 같은 갈치끼리도 잡아먹는 습성이 있다.

갈치는 긴 몸통을 가지고 있어 장어와 같이 유영할 것 같지만 갈치는 바다 속에서 서있는 것처럼 머리를 위로 곧바로 세우고 서있으며 이동할때는 꼬리를 움직여 W자 모양으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7월에서 11월사이에 많이 잡히며 주로 저층 트롤어업이나 낚시를 이용해 어획한다. 일반 시장에서 갈치 생물을 보기가 어려운데 그 이유는 갈치는 어획되면 바로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심해어에 속하다 보니 깊은 물속에서 어획되어 수면으로 나오면서 수압이나 기압 등의 차이 때문에 오래 살아있기 힘들다.

갈치는 단백질 함유량이 높으며 특히 필수아미노산 중 라이신이 많이 함유돼 있다. 라이신은 아이들의 성장과 환자들 회복에 도움이 많이 되며 단백질 흡수가 잘 돼 근육형성에도 좋다. EPA, DHA 등의 불포화지방산도 다량 함유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돕는 등 뇌 건강 뿐만 아니라 심혈관건강에도 좋다. 아울러 비타민D, B12, 미네랄 등이 풍부해 칼슘 흡수를 돕고 뼈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며 혈액생성과 함께 다양한 영양소를 우리몸에 제공하며 면역시스템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요오드 함량이 높아 항암효과가 있기도 하며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트립토판이 풍부해 불면증 완화에도 좋다. 하지만 선도가 높은 갈치의 경우 표피에는 구아닌 성분이 많이 있는데 이 부분을 잘못 처리하면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갈치는 조업 후 금방 죽어버리기 때문에 신선한 갈치 회는 산지가 아니면 즐기기 어렵다. 때문에 주로 냉동상태로 전 국민에게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갈치를 조리하기 전에는 비린내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체로 지느러미와 껍질이 비린내의 주범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제거한 뒤 내장을 제거하고 쌀뜨물에 담가놓으면 비린내를 제거할 수 있다.

가장 대중적으로 먹는 방식은 구이와 조림 등이 있다. 약간의 소금간과 함께 구워내면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갈치구이가 된다. 제주지역에서는 통갈치 그대로 구워내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