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후계자 부족 문제 실감…토종닭산업 관련 연구 확대돼야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한우를 키우시는 걸 보면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대학도 축산학과에 진학해 한 때는 가축을 키우는 농가를 꿈꾸기도 했죠. 하지만 공부하면서 연구에 관심이 생겨 관련 업계로 취업을 결심했습니다.”

정성효 한국토종닭협회 과장은 경상대 축산학과 졸업 후 한국축산경제연구원을 거쳐 2020년 한국토종닭협회에 입사했다.

정 과장은 농촌 고령화와 도시화로 농가들은 갈수록 축산업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축산과 관련된 산업은 점점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농가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과장은 “축산 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근무하다 보니 농가를 자주 가게 되는데 현장에 방문할 때마다 토종닭 농장주들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 문제를 실감하고 있다”며 “토종닭협회에 입사해 닭과 관련된 정책 지원이 미비한 것을 보고 놀라 토종닭산업에 대한 지원과 관련 연구 진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토종닭 종축 등록·품종개량으로 종축등록기관과 검정기관 지정, 종축등록·검정시스템 구축, 토종가축 인정제도 개편, 개량형질 발굴·품종개량 등의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그는 “토종닭산업의 근간이 되는 순계의 경우 국내 고유종자로서 보존가치가 높지만 민간의 주도하에 유지·보존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토종닭 혈통관리를 위한 종축 등록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늘날 종자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등 현재 전 세계는 총성 없는 종자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토종닭은 종축 등록규정이 전무한 까닭에 개량·검정주체 기준이 없어 형질자료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 과장은 종축 등록 기준과 더불어 토종닭 홍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홍보를 통해 토종닭 인식을 개선하면 수요도 늘어나고 사육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외에선 자국의 토종닭을 이용한 야키토리 등 고급화와 더불어 구이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토종닭을 활용한 메뉴 개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토종닭 산업을 키우는 것이 목표인 만큼 토종닭 종축 등록 사업, 사육기간 단축·생산성 향상 등의 연구 등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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