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선주 멘토링 프로그램 통해 어업기술 등 꼼꼼히 알려줘 귀어 초기 큰 도움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전북 부안군의 김용덕 선장은 1년간 어선청년임대사업으로 어업경험을 쌓고 경영계획을 수립한 후 지난 7월 자신의 배를 건조해 귀어에 성공했다. 사진은 김 선장의 배에서 조업하고 있는 선원들.

낚시를 좋아해 귀어를 결심하게 됐는데 어선청년임대사업을 통해 좋은 선주를 만나며 목표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임대한 어선의 선주께서 주위의 선주들을 많이 소개시켜주면서 지역사회에 한결 쉽게 정착하게 됐습니다.”

충남 아산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어선청년임대사업을 통해 전북 부안군으로 귀어에 성공한 김용덕 선장은 어선임대사업 덕에 보다 수월하게 귀어를 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한다. 김 선장으로부터 어선임대사업을 통한 귀어이야기를 들어봤다.

 

# 자망어선 선장이 된 직장인

김 선장은 아산에서 통신회사에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짜여진 일정대로 출·퇴근을 하는 일은 즐겁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다녔다. 그는 맞벌이 하던 아내와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귀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배를 운항하지도 못하던 그는 단순히 낚시를 좋아해 귀어를 준비하게 됐다.

그에게 한국수산자원공단의 청년어선임대사업은 기회였다. 청년어선임대사업은 어선의 임차료 절반을 지원하고 어업기술이 없는 김 선장에게 기술도 전수해줬다. 또한 김 선장과 이름이 같은 어선주는 공단이 운영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멘토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했다. 그 덕에 배를 운항할 수 있는 기술뿐만 아니라 어업기술을 단기간 내에 습득할 수 있었다.

김 선장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낚시는 즐겨했지만 배를 운항해본 적이 없었는데 한국수산자원공단의 어선청년임대사업을 통해 어선의 임대료도 지원받고 어업기술도 배울 수 있었다특히 어선을 빌려준 선주가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들도 소개해주고 조업시 주의사항 등을 꼼꼼하게 알려줘 귀어 초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선청년임대사업이 자신처럼 귀어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어업기술이 없는 청년들이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귀어할 때 공단의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어선청년임대사업은 기반이 없는 청년들이 어업을 경험하며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단순히 낚시를 좋아해서 귀어를 고민했는데 좋은 선주님을 만나 어촌에 쉽게 정착할 수 있었고 공단이 운영하는 교육과정에서 알게 된 강사를 통해 귀어지역도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 1년간 어획고 13000만 원어선 신조해 완전 정착

김 선장은 어선청년임대사업을 하면서 13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어선을 신조, 부안군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그는 지난해 어선청년임대사업 실습 프로그램으로 청년들의 어업기술 교육을 맡았던 이봉국() 봉선장 대표와 정찬민 블랑호 선장으로부터 열흘간 어업기술교육을 받았다. 지난해 6월 부안군에 머무르며 어업 뿐만 아니라 항구에서의 작업 등 어업과 관련한 일들을 직접 경험했다. 이 과정을 통해 귀어를 결심한 김 선장은 이내 전북 부안군에서 배를 임차했고 지난해 8월부터 조업을 시작했다.

가을 꽃게어기부터 조업을 시작한 그는 가을어기와 지난 봄 어기 조업에서 13000만 원의 어획고를 올렸다. 초보 선장의 조업에서 큰 도움이 됐던 것은 기술교육 강사였던 이 대표와 정 선장의 적극적인 조력이었다. 이 대표와 정 선장은 꽃게를 어획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극적으로 알려주며 김 선장이 어업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정 선장은 김 선장이 조업을 시작한 초기에 김 선장의 배에 승선해 직접 조업을 함께 해주기도 했다.

그는 교육을 마치고 혼자 조업을 시작했던 당시에는 경험이 부족했던 터라 지금 함께 일하는 선원들에게도 많이 의지했으며 특히 기술교육을 맡았던 이 대표와 정 선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김 선장은 1년간 어업을 경험하고 자신의 배를 새로 건조했다. 귀어자금을 지원받아 어선을 신조하고 기관 등 설비도 모두 갖췄다. 여기에 어업허가를 매입하면서 1년 만에 어선까지 신조해 부안군으로 완전히 귀어할 수 있었다.

그는 어선어업으로 귀어를 하려는 청년이 처음부터 배를 신조하거나 구매해서 조업을 시작해야한다면 비용문제 뿐만 아니라 리스크가 너무 커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어선청년임대사업은 임대기간 동안 임차료를 지원한다는 것도 장점이겠지만 청년들이 그 기간동안 어업기술을 충분히 익힌 후에 배를 구매하도록 해 귀어에 실패하는 사례를 줄이고 실패하더라도 다른 일로 재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더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 무리하지 않고 안전한 조업

김 선장은 선원을 줄여 무리하게 조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선원을 승선시켜 안전하게 조업하는 것을 선택했다. 김 선장이 운영하는 3톤급의 연안자망어선은 두 명이 승선해 조업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어업을 하는 데 무리가 따르며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김 선장은 2명의 선원을 구해 자신까지 총 3명이 승선,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선원이 충분하게 승선해 조업해야 조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자신과 선원들의 피로도를 줄여 사고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선장은 경력자의 경우 둘이서 운영할 수 있겠지만 나는 무리해서 조업을 하는 것보다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조업할 수 있도록 2명의 선원과 함께 조업하는 것으로 정했다충분한 선원들을 승선시켜야 선원들이 작업에 집중할 수 있고 선장은 주위 상황을 둘러보며 확인할 수 있어 어선의 안전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1년에 6개월만 일하고 싶어요

“1년 내내 일하는 것이 아니라 6개월만 일하고 남은 시간은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여가를 즐기고 싶어요.”

김 선장이 말하는 귀어의 목표는 이른바 워라밸이다. 주 어기에 집중적으로 일하되 무리해서 조업기간을 늘리는 대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린다는 것이다. 12, 10, 7살인 세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한다.

또한 아이들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집을 마련해주고 싶은 것이 그의 바람이다.

김 선장은 직장생활은 언젠가는 정년퇴직을 하게 될 텐데 이후에는 무슨 일을 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부모님처럼 농사를 지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귀어를 결심하면서 나중에 내 아이들이 회사를 그만둘 때 언제든 어업을 할 수 있도록 터전이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김용덕 선장

 

귀어 하면 경영계획 단계별로 구체적 수립을

멘토링 프로그램 기간 늘려줬으면

 

어선청년임대사업을 통해 더 많은 청년들이 어촌에서 꿈을 이루고 어촌에도 활력이 생겼으면 합니다.”

김용덕 선장은 더 많은 청년들이 어선임대사업의 혜택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후배 귀어인에게 전하고픈 말은.

어선청년임대사업으로 귀어를 하면 경영계획을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수립해야한다. 내 경우는 1년간 임대를 하고 배를 구입하려고 계획을 수립했다. 그런데 귀어자금 등을 받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금어기나 조업을 하지 않는 기간 동안 귀어자금을 신청하는 시기나 어선을 매입하거나 신조하는 시기 등에 대해 보다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해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조업기간이 짧은 어업은 성어기에 하루만 쉬어도 손실이 큰 만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한국수산자원공단에 바라는 점은.

어선청년임대사업은 귀어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사업이다. 특히 귀어인의 초기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되는데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멘토링 프로그램의 기간을 늘려줬으면 한다. 해당 지역의 선배 어업인으로부터 받는 멘토링은 어선의 운영 뿐만 아니라 지역 정착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또한 공단이 청년어업인들의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사업을 병행하는 것도 귀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어선청년임대사업이 계속될 것인만큼 기존에 사업을 통해 귀어한 청년들과 새로 귀어하는 청년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커뮤니티 조성에 나서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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