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인증, 전복 품질·가치 차별화...산업 체질개선 효과도 기대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청산바다는 ASC인증을 통해 자사 전복을 차별화하고 나아가 전복 양식업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전남 완도군에 위치한 청산바다 전경.
청산바다는 ASC인증을 통해 자사 전복을 차별화하고 나아가 전복 양식업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전남 완도군에 위치한 청산바다 전경.

 

2000년대 초반 본격화된 전복양식업은 밀식과 해양환경 악화 등에 따른 폐사율 급등, 가두리 시설량 증가로 인한 생산량 증가, 유통구조상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청산바다는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복양식업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자 국내 최초로 전복양식 분야의 수산양식관리협의회(ASC) 인증을 취득, 현재까지 인증을 이어오고 있다.

 

 

# 2년 여의 노력 끝에 인증 취득

 

청산바다는 20188월 국내에서는 최초로 전복양식분야에서 ASC인증을 취득했다. 전복 수출유통과정에서 ASC인증의 필요성을 인지한 청산바다 역시 처음에는 ASC인증이 무역장벽의 하나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같은 생각은 이내 달라졌고 ASC인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2016년 상반기에는 ASC인증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는 동시에 심사기관에 연락했으며 201610월에는 세계자연기금과 업무협약을 맺고 ASC인증을 취득하기 위한 양식업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ASC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기 위한 선진지 견학과 어장개선, 어업인 인식증진 등을 위해 노력했고 2017년 본심사를 거쳐 20187ASC인증서가 발급됐다.

 

청산바다가 2년 여의 노력을 통해 인증서를 취득하며 확인한 것은 ASC는 단순히 전복을 수출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인증이 아니라 전복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위지연 청산바다 대표이사는 처음 ASC인증에 관해 들었을 때는 또다른 무역장벽이 생기는 정도로만 생각했으나 ASC인증에 대해 알아갈수록 단순히 전복의 유통수출에 필요한 인증이 아닌 산업의 체질개선에 도움이 되는 인증이라는 확신이 생겼다“ASC는 단순한 인증이 아니라 ASC가 추구하는 철학이 있고 원칙을 스스로 준수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전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 ASC인증 통해 품질가치 차별화

 

청산바다는 ASC인증을 통해 자사 전복의 품질과 가치를 차별화하고 있다.

 

전복양식업은 2000년대 초반 양식기술이 개발되면서 어업인의 고소득을 담보하는 양식품목이 됐다. 하지만 이후 가두리 시설량이 증가하면서 유통과정에서 여러 폐단이 생겨났다. 전복은 유통과정에서 전복의 무게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정량의 덤을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산량이 늘면서 산지의 물량적체가 심해지고 유통인들이 요구하는 덤도 꾸준히 늘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요구하는 덤이 크게 늘었고 이같은 관행이 고착화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청산바다는 자사의 전복이 가진 품질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전복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같은 유통관행을 거부하고 차별화를 택했다. 추가적인 덤을 요구하는 대신 차라리 단가를 낮춰 거래하는 것을 유도함으로써 유통시장이 혼탁해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생산자에게 공정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 호텔체인과 프리미엄급 식자재 유통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실제로 청산바다는 힐튼, 하야트, 매리어트 등 다국적 호텔 체인에 전복을 납품하고 있다. 당초 이들 다국적 호텔체인에서는 ASC인증을 받은 노르웨이산 연어나 동남아산 새우 등을 사용했으나 청산바다가 전복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전복메뉴를 개발판매하고 있다. 즉 수입수산물을 주로 사용하던 시장을 국내산 전복으로 대체한 것이다.

 

 

# ASC 인증 토대로 수출 확대 나서

 

청산바다는 ASC인증을 토대로 전복의 수출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청산바다는 2009년 전복가공품을 일본홍콩 등의 지역으로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에는 전복 단일품목으로 3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했고 2011년에는 10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해 수출탑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에는 ASC인증을 바탕으로 유럽, 북미 등의 시장으로 수출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한국산 전복으로는 최초로 영국시장에 자숙전복을 수출했고 이달에는 2차 선적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미국 동부지역으로도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같은 수출시장확대의 배경에는 ASC인증의 영향력도 컸다.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ASC인증에 대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ASC인증을 받은 양식수산물은 수출과정에서 품질이나 생산기술 등을 별도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ASC인증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제품의 특징에 대해서만 설명하면 되기 때문에 수출시장에서 이점이 많으며 ASC인증을 받았다는 자체가 홍보가 되기 때문에 구매상담도 많다는 것이 청산바다 측의 설명이다.

 

위 대표는 정부나 지자체, 대기업 등이 ASC인증을 받은 전복을 선택하는 것은 양식어업인에게 책임있는 양식업을 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도 책임있는 소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질수록 ASC인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니인터뷰위지연 청산바다 대표이사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전복 공급

국내산 전복 우수성알리고파

 

전복산업은 전남 완도군을 중심으로 한 전남 서부권 어업인의 소득증대가 가능하도록 한 품목입니다. 청산바다는 지속가능하게 생산된 전복이 전세계로 수출이 가능한 품목이라고 보고 양식환경개선과 양식업의 디지털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위지연 청산바다 대표이사는 양식업의 지속가능성을 경영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위 대표는 ASC인증을 통해 생산과정에서 전복이 지속가능하게 생산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유통판매수출과정에서는 생산자들과 상생하는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작업하는 과정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병을 바다에 버린다거나 하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났으나 ASC인증을 위한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고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협동조합을 통해 공동으로 품질규격을 마련해 함께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이력추적이 가능하도록 모든 생산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 대표는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전복을 공급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수출시장 개척으로 국내산 전복의 우수성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청산바다는 지속가능한 전복산업을 이끌어가는 선구자로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전복을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2018ASC인증 취득 이후에는 우리 바다를 보호하고 사회적으로도 책임을 다하고자 더욱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 전복이 전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나가겠습니다.”

 

위 대표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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