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 바이어 관심도 높아져…‘인증’없는 국내 기업, 수출국 다변화 ‘한계’

2024중국국제어업박람회에서는 한국의 수산식품에 대한 각국 바이어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사진은 한국관 전경.
2024중국국제어업박람회에서는 한국의 수산식품에 대한 각국 바이어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사진은 한국관 전경.

 

세계 3대 수산박람회로 손꼽히는 중국국제어업박람회(2024 China Fisheries & Seafood Expo)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중국 칭다오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과거 칭다오국제박람회장에서 열리던 박람회는 국제컨벤션센터로 장소를 옮겨 개최되고 있다.

# 50개국 1700개사 참관

2024 중국국제어업박람회는 전시면적 4만80000㎡, 14개 관으로 구성됐다. 약 50개국에서 1700개사가 참관했으며 방문객은 4만여 명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51개국 1680개사, 4만127명의 방문객에 비해 소폭 늘어난 수치다. 박람회장은 1층 A1홀부터 A4홀, 2층 B5홀, 3층 B6홀까지는 중국 국내관으로 꾸려졌고 B7홀부터 B9홀까지는 국제관으로 구성됐다.

박람회 장소가 옮겨지면서 전체적인 면적이 늘어나고 박람회장의 접근성과 참관객과 참관업체의 편의성은 크게 개선됐다. 과거에 박람회가 열리던 칭다오국제박람회장의 경우 이용가능한 면적이 3만7000㎡ 수준인데다 박람회장 인근에는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전혀 없었다. 반면 칭다오 국제컨벤션센터는 도심지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칭다오시 첸양구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 참관업체들의 접근이 비교적 쉬우며 컨벤션센터 인근에도 다양한 인프라가 있어 편의성도 좋아졌다.

한국 쉐프[사진 왼쪽 첫번째]가 한국산 수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참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한국 쉐프[사진 왼쪽 첫번째]가 한국산 수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참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 안정된 한국관, 비즈니스 중심으로 개선

이번 박람회에 국내에서는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가 운영하는 한국관 이외에도 경남도, 통영시도 별도의 관으로 참관했다.

특히 한국관은 수협중앙회가 박람회를 운영하던 초기에 비해 한국관의 콘셉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디자인이 많이 개선돼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과거 같은 품목을 수출하는 다수 업체들이 참관업체로 선정되며 한국관에서 한국기업간의 출혈경쟁을 유도한다는 불만도 나왔으나 올해 박람회에서는 참가업체들의 품목이 중복되지 않도록 구성해 한국 기업끼리 과도한 경쟁을 하는 사례가 없었다. 실제로 올해 참관한 업체는 △건해삼 △소금 △냉동수산물 △김부각 △전복 등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됐다.

건해삼과 해삼가공품을 생산하는 칭도원의 김경진 대표[사진 왼쪽]가 수출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건해삼과 해삼가공품을 생산하는 칭도원의 김경진 대표[사진 왼쪽]가 수출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관에서는 2010년대에 비해 달라진 우리나라의 위상도 느낄 수 있었다. 과거에는 한국관에서 판매하는 수산물에 대해서는 주로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관심을 보였으나 이번 박람회에서는 서구 국가의 바이어들도 관심을 보이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수협중앙회가 한국관에 마련한 김밥 등 시식행사에는 많은 국가의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 한국의 음식과 식자재에 대한 관심도가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문희준 수협중앙회 무역사업부장은 “중국은 소득 상위 5%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시장을 공략하더라도 어지간한 국가 정도 규모의 시장이 되는 만큼 고급화전략으로 수출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국제수산박람회에서 한국관을 운영하는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한국관의 구성 뿐만 아니라 박람회기간중에 수출상담실적이나 계약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인증’없는 국내 기업, 수출국 다변화 ‘한계’

바이어들이 한국산 수산물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유럽, 북미 등의 지역에서 온 바이어들이 요구하는 인증이 없어 국내 수산기업의 한계가 명확했다.

수산물 수출이 많은 △캐나다 △노르웨이 △에콰도르 △아이슬란드 △칠레 등의 국가 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도 해양관리협의회(MSC), 수산양식관리협의회(ASC) 인증, 우수양식기술인증(BAP) 등 지속가능성 인증을 내세우며 수출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특히 중국 기업들 역시 MSC인증을 받은 회사가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 눈에 띠는 대목이었다.

지속가능성 인증 뿐만 아니라 영국소매협회(BRC) 인증 등 수산물 위생‧안전과 관련한 인증 등도 수산물 수출에서 주요한 인증제도인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수산물 수출국들이 다양한 인증을 내세우며 시장을 공략하는 반면 국내의 참관기업들은 제시할 수 있는 인증이 없는 터라 유럽과 북미 지역 등의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특히 유럽과 북미에 거점을 둔 다국적 소매유통업체 등에서는 지속가능성 인증을 취득하지 못할 경우 수입과 관련한 상담자체를 하지 않기에 더욱 큰 장벽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박람회장에서는 기존의 수입업체 측에서도 국내 업체에 지속가능성 인증을 취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냉동굴과 굴 가공품을 직접 생산‧가공‧수출하고 있는 대일수산은 미국의 바이어로부터 ASC인증을 취득할 것을 요구받아 현재 ASC인증을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

이영만 대일수산 부사장은 “중국산 굴은 한국산에 비해 4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에서는 저가 시장에서 주로 거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SC인증을 취득한 경우가 많다”며 “미국에 위치한 업체에서는 한국산 굴이 뛰어난 생산기술과 품질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거래되지만 ASC인증을 받지 않았다며 인증을 받을 것을 꾸준히 요청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일수산도 경남도의 지원을 받아 ASC인증을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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