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국내에도 과수화상병 등 고위험식물병원균을 다룰 수 있는 연구시설이 생겼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7일 전북 완주군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국내 최초 생물안전3등급(BL3) 고위험식물병원체 연구시설인 ‘고위험식물병원체연구동’ 개소식을 개최했다.
질병관리청은 병원체 등 감염성 물질을 취급하는 실험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로부터 실험 종사자, 지역사회 등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물안전등급을 BL1부터 BL4까지 4가지로 단계화하고 있다. 인체나 동물 병원균을 다루는 BL3 연구시설은 국내에 80여 개가 있으나 식물병원균을 다루는 곳은 고위험식물병원체연구동이 최초다.
고위험식물병원체연구동은 2020년 설계를 시작해 지난 1월 준공됐다. 총면적 3665㎡(약 1109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생물안전2등급과 3등급 식물재배 온실, 공기 정화시설, 폐수 처리와 음압 시설 등 병원체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첨단 설비를 갖췄다.
지난달 16일에는 국내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식물병원체 연구를 위한 생물안전3등급 시설로 허가받아 병원체 외부 유출이나 연구자의 위험부담 없이 안전하게 고위험식물병원체를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국립농업과학원은 다음달 한 달 동안 고위험식물병원체연구동의 시설 안전관리업체 선정, 생물안전위원회 개최 등 준비 과정을 거친 후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고위험식물병원체연구동 활용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고위험식물병원체연구동이 가동되면 과수화상병, 포도 피어슨병, 감귤 황룡병 등 금지급 식물병원체의 기초연구와 위험평가, 고위험식물병원체의 생태·진단·방제법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외부와 격리된 안전한 실험실에서 방제 물질들을 선발해 실제 식물에 직접 적용하는 등 방제약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권재한 농진청장은 “고위험식물병원체연구동의 본격적인 가동으로 국내 고위험식물병원체의 진단·방제 기술 개발 등 연구가 활성화되고 민관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후변화 등 농업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과수화상병 등 고위험식물병원체 대응 기술 개발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