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품목별 탄소발자국 DB로 배출량 산정 쉽게...기업·개인 실천사례 '눈길'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에 따라 기업활동에서 탄소중립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탄소중립의 첫걸음인 탄소 배출량 산정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기초해 산림탄소크레딧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에 따라 기업활동에서 탄소중립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탄소중립의 첫걸음인 탄소 배출량 산정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기초해 산림탄소크레딧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바야흐로 기후위기 시대가 도래했다.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는 2016년 파리협정(Paris Climate Agreement)을 이끌어냈으며 대부분 국가가 각국 상황에 맞는 국가결정기여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유엔(UN)에 제출했다. 애플, 스타벅스 등 민간분야 글로벌 대기업들도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등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임업진흥원은 산림빅데이터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플랫폼 참여기업인 에코아이를 통해 탄소배출량 산정 지원과 산림청 산림탄소상쇄제도를 운영하는 등 탄소중립 실천을 지원하고 있다.

임업진흥원 산림빅데이터플랫폼과 에코아이의 사례를 중심으로 탄소중립의 개념부터 시작해 탄소 배출량 산정의 중요성, 탄소중립을 위한 산림탄소크레딧 제도 활용 사례까지 살펴봤다.

 

# 탄소중립, 배출량 산정이 관건

탄소중립이란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배출한 온실가스는 감소시키고 대기 중에 존재하는 온실가스를 흡수·상쇄해 순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개념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어떤 주체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 측정, 측정된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 감축노력에도 줄이지 못한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제거·흡수하는 수단을 활용해 잔여 배출량을 상쇄하는 과정 등이 필요하다.

탄소중립의 첫걸음은 배출량 산정에서 시작되며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배출량 산정 후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수단들은 공공 혹은 민간분야, 규제 혹은 자발적 시장 여부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배출량 산정 수치가 없다면 이행 계획 수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의 주역이자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기업의 배출량 산정은 온실가스 회계처리·보고에 관한 국제적 가이드라인이라 할 수 있는 온실가스(GHG) 프로토콜에 따라 계산된다. GHG 프로토콜에 따르면 기업의 배출량은 직접배출(스코프(Scope)1)과 간접배출로 구분되고 간접배출은 다시 에너지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인 스코프2와 가치사슬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인 스코프3로 구분된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노력의 일환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가운데 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SBTi),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등 국제적인 온실가스 인증기관들이 스코프3 배출량도 탄소중립 계산에 포함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 삼성전자, CJ대한통운 등 국내 대기업들도 지난해부터 스코프3 배출량을 공개하는 등 스코프3 배출량 산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스코프3 배출량은 근본적으로 기업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것이긴 해도 협력업체나 하청업체 등 다른 기업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배출원이기에 산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 소비품목별 탄소발자국 DB로 배출량 산정 쉽게

탄소발자국 DB 소개.
탄소발자국 DB 소개.

이같이 전 세계적인 움직임은 물론 국내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시행 등 관련 법률, 정책환경이 속속 갖춰지게 됨에 따라 민·관 모두 탄소중립 계획 수립에 필요한 배출량 산정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기관이 임업진흥원 산림빅데이터플랫폼에 소속돼 있는 에코아이다.

2005년 설립된 에코아이는 탄소배출권 분야 1호로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된 탄소배출권 특화 환경 컨설팅 전문기업이다. 임업진흥원과는 2021년부터 산림빅데이터플랫폼 참여 센터로 협업하고 있다. 기업배출권 거래제 대응, 자산운용 컨설팅, 배출권 거래제 정책·시장 전망, 환경규제 대응과 탄소중립 전략수립, 탄소중립 데이터 서비스 등을 주 사업분야로 전국 17개 시·도와 226개 시··구의 온실가스 배출량, 소비품목별 탄소발자국, 국내·외 온실가스 감축사업과 기술정보, 상장기업 탄소가치 평가 지원 등의 데이터를 구축해 인천, 광주지역 탄소중립지원센터, 기업, 금융기관 등 여러 기관에게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에코아이는 소비품목별 탄소발자국 데이터베이스(이하 탄소발자국 DB)’를 통해 기업의 스코프3 배출량 산정 문제도 해결하고자 한다.

에코아이 관계자는 탄소발자국 DB의 데이터는 2021년 국제 수준 프로토콜인 환경산업연관분석(Environmentally extended inputoutput analysis)’에 기반해 개발했고 1년 동안 국민경제 내에서 일어난 모든 실물 거래에 대한 생산과 처분 내역을 분석한 통계표인 한국은행 제공 산업연관표, 에너지 통계정보, 공정배출 정보 등이 결합된 380개 품목별 탄소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는 데이터라며 국제표준규격인 ISO14067을 따르고 있으며 글로벌 인증기관 DNV어슈어런스를 통해 검증을 완료해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탄소발자국 DB를 통해 노트북 같은 각 상품별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이 계산돼 제공되기 때문에 기업의 스코프3 배출량 산정에 유용하다는 것이다.

이미 탄소발자국 DB2021년 광주은행 상생카드(지역화폐) 운영 현황을 바탕으로 한 카드 사용 내역별 탄소배출량 산정 2022년 한국타이어사의 SBTi 참여·승인시 스코프3 배출량 산정 활용 GS칼텍스사의 스코프3 배출량 산정 활용 등 대기업들도 활용하고 있다.

대기업 외에도 탄소발자국 DB의 데이터를 활용한 배출량 산정 결과를 임업진흥원의 산림탄소상쇄제도 산림탄소크레딧과 연계해 기업과 개인이 탄소중립을 실천한 사례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는 게 임업진흥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산림탄소상쇄제도는 기업·지자체·산주 등이 식생복구, 신규·재조림, 산림경영 등을 통해 확보한 산림탄소흡수량을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산림탄소크레딧으로 인증받아 거래할 수 있는 탄소감축제도다.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기업 내일의 쓰임은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에 앞장서면서 2022년 탄소발자국 DB를 활용해 대표 서비스인 탄소발자국 계산 솔루션 스테핑(Stepping)’을 구축, 판매제품별 탄소배출량과 개별 제품의 탄소저감 효과를 분석·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이렇게 계산된 배출량은 산림을 포함한 산림탄소 상쇄 프로젝트와 연계함으로써 배출량을 상쇄, 기업의 탄소중립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내일의 쓰임은 2022년부터 산림탄소크레딧 약 1230톤을 구매하고 구매금은 다시 산림탄소크레딧 공급자에게 전달되면서 산림관리와 보호에 재투자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확산을 목표로 클린&비건 영유아 화장품을 생산·판매하는 타가이다.

타가는 올해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에서 요구하는 제품의 탄소배출량 정보공개에 사전 대응하고자 에코아이의 탄소발자국 DB를 활용해 타가 전 제품에 대해 탄소배출량을 산정하고 데이터를 구축했다. 또 이 데이터를 API 서비스 형태로 제공해 판매량에 따른 배출량 계측까지 가능, 실시간 배출량 관리계획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했다.

제품 배출량과 상쇄프로젝트 연계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
제품 배출량과 상쇄프로젝트 연계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

에코아이는 최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올해 고수요 데이터 확충사업에 선정돼 상장기업의 기후공시 대응을 위한 공급망 리스크 분석 데이터를 개발하는 등 점점 더 사업범위를 확장하고 있고 이를 활용해 내년에는 상장기업공급망 리스크 분석 데이터를 기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전성기 임업진흥원 산림빅데이터산업실장은 산림빅데이터플랫폼 참여 기업인 에코아이는 배출량 산정 데이터라는 단순 데이터 생산에 그치지 않고 생산·활용 과정에서 실제 수요를 발굴하고 이행수단으로 산림탄소상쇄제도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림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임업진흥원은 앞으로도 산림분야 활용도 높은 데이터의 생산·개방으로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고 지속적인 수요발굴,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을 통해 산림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농수축산신문·한국임업진흥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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