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제철, 기름기 적당히 올라 고소하면서도 담백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고등어, 꽁치와 함께 대표적인 등푸른생선 중 하나인 양미리는 ‘바다 미꾸라지’라는 별명을 가진 매력적인 해산물이다. 양미리는 독특한 외형과 뛰어난 맛으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양미리의 작고 귀여운 몸매와 은빛 비늘은 마치 바다의 작은 보석처럼 보인다. 양미리는 ‘양’(洋)과 ‘미리’의 합성어로, ‘양’은 바다를, ‘미리’는 용처럼 생긴 미꾸라지를 뜻한다. 붉은 살 생선으로 배는 은백색이다. 이름은 미꾸라지지만 생김새는 꽁치에 가깝다.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총 4개월간 어획량의 약 95%를 차지한다.
강원도에서는 관습적으로 크기가 큰 까나리를 ‘양미리’라고 부르면서 이 명칭이 전국적으로 널리 퍼졌다. 하지만 실제 양미리는 큰가시고기목 양미리과의 소형 어종으로, 까나리(농어목 까나리과)와는 전혀 다른 종이다. 어류 도감에 나오는 ‘진짜 양미리’는 다 자라도 9cm 정도인 작은 물고기로 현재 우리가 양미리라고 부르는 15-20cm 크기의 물고기와는 다른 종이다. 즉 시장에서 ‘양미리’로 판매되는 물고기는 사실상 까나리의 성체를 일컫는 것이다.
양미리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흥미로운 점은 동해와 서해에서 같은 물고기를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동해안에서는 ‘양미리’라고 부르며 주로 구워 먹거나 조려 먹는 반면 서해안에서는 ‘까나리’라 불리며 주로 덜 자란 것을 젓갈로 담가 먹는다. 이러한 지역적 차이로 인해 서해안 사람들은 까나리가 동해에서 양미리로 불린다는 사실을, 동해안 사람들은 양미리가 서해에서 까나리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양미리는 겨울철 어종으로 특히 11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이다. 이 시기의 양미리는 알이 가득 차 있어 맛이 가장 좋다. 겨울철 양미리는 기름기가 적당히 올라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특히 12월에서 1월 사이에 잡히는 양미리가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양미리는 우리나라 동해에 분포하고 있으며, 연안의 약간 깊은 곳에서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성어가 되면 4~7월경 산란기에 깊은 곳에서 연안 가까이로 이동해 온다. 강원 강릉시에서는 주로 12월에서 3월 사이에 많이 잡힌다. 산란기는 4~7월로서 이 시기에 만조 시 수심 2~3m 되는 해조류가 무성한 바위나 암초지대에 떼를 지어 몰려와 총 2~3회 점착성의 난을 산란한다.
양미리는 영양가가 높은 생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며 특히 EPA와 DH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이는 심혈관 질환 예방과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 또한 비타민 D가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양미리의 알에는 타우린 성분이 많아 피로 회복과 간 기능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