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해어업 생산량 감소
경기침체로 상호금융사업 여건 악화
수협 경영안정 지원 절실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수협이 존재하는 이유는 어업인 조합원들이 안정적으로 수산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입니다. 최근 연근해어업의 생산량 감소와 경기침체에 따른 상호금융사업 여건의 악화 등으로 어업인뿐만 아니라 어업인을 지원해야할 일선 수협의 경영마저 흔들리고 있어 수협의 경영안정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협동조합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선 수협의 경영안정을 위한 지원이 중요하다며 운을 뗐다. 노 회장으로부터 올 한해 수협중앙회의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 인구감소에 대응해 조합의 합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인구감소의 문제는 수산업계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조합원 감소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조합원이 어려움을 겪을 때 조합원을 지원해야하는 수협이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이같은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하면 조합과 조합원의 융합이 더욱 어려워지고 조합원들이 조합에 무관심하게 되면서 사업여건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 특히 조합원이 감소하는 것은 사업을 위한 기반이 약화되는 것인만큼 필요한 경우 조합의 통합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조합의 합병을 논의하기 전에 일선 수협들이 어업인 지원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지원해야한다. 물론 일선 수협의 경영안정을 위한 지원도 그저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 차원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내부적인 자구노력에 수협중앙회의 지원을 더해 일선 수협들의 안정적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하되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정상화가 어렵다면 본격적인 통합논의가 필요하다. 통합 논의 역시 단순히 조합간 합병을 통한 사업의 확대가 아니라 조합원들이 안정적으로 어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을 극대화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할 것이다.”
# 기후변화 대응은 어떻게 추진하나.
“2023년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수산물 소비에 큰 어려움이 닥쳤다면 지난해에는 기후변화로 수산물 생산이 영향을 받고 있다. 양식업은 수산물의 폐사가 급격히 늘었고 연근해어업 역시 기후변화로 어장환경이 급속히 변화하면서 어업인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어업인의 생계 문제를 넘어, 국민의 먹거리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이 문제에 제때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물가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국민과 국가 전체적으로도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수협은 기후변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고자 조합장, 전문가그룹으로 구성된 기후변화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그리고 효율적 업무 추진을 위해 중앙회 주요 책임자가 참여하는 기후변화 대책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TF팀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기본 방향 및 어업인 지원 논리 수립’ 등 세부사항에 대해 자체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현장의 의견들을 수렴하고 연근해와 양식업 전반에 걸쳐 해당 지역에 적합한 수산업 체질 개선방안과 어업인 종합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또한 세부적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현안을 반영해 수산업 관련 법규,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정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구체적인 어업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라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현안을 발굴하고 이를 공론화해 제도개선과 정부의 예산편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나가겠다.”
# 경제사업 인프라 확충은 어떻게 추진되나.
“수협은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조직인 동시에 어업인들이 생산한 수산물을 최대한 팔아줘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특히 중앙회는 우리 수산물이 보다 많이 팔리도록 해야하는 책무가 있다. 단순한 수산물 소비촉진이 아닌 수협중앙회가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에는 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규모 점포 60개를 설립하는 동시에 수산물 유통기업을 인수해 조합원이 생산하는 수산물이 더 많이 팔리도록 할 것이다. 중앙회가 인수하는 회사는 판매는 회사에서 알아서 하되 수협이 수산물을 납품하는 구조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아울러 국내산 수산물의 해외판로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 포진된 무역지원센터를 통해 600억 원에 이르는 수출계약을 성사시켜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 이같은 성과에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출기회를 살리고자 프랑스 파리에 무역지원센터를 설립, 무역지원센터가 11개로 늘게 됐다. 중화권에 편중된 무역지원센터를 수출가능성이 높은 중동, 남미 국가 등으로의 이전을 추진함으로써 수출을 확대해나가고자 한다.
수산물 내수 소비진작을 위해 군 급식 공급망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육군본부와 ‘수산물 소비촉진’ 업무협약을 신규 체결해 병력 감소와 민간위탁 급식 확대에 따른 물량 감소에 대응할 방침이다. 푸드트럭이나 조리사 초빙 등의 방법으로 특식을 제공하는 ‘지역상생장병특식’ 사업에도 처음으로 참여함으로써 연중 활어회, 회초밥 등을 군부대에 공급할 것이다. 이는 수산물 먹기를 꺼려하는 젊은 장병의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의뢰인을 직접 찾아 대량의 식사를 대접하는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백패커’를 본떠 초빙된 전문조리인력과 민간조리원이 전 부대원에게 수산물 위주 식사를 제공하는 ‘수협 백패커’ 사업도 신규로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