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양봉, 농림 복합형 산림경영 모델 ‘눈길’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하늘에서 내려다 본 충북 음성군의 감곡 선도산림경영단지.
하늘에서 내려다 본 충북 음성군의 감곡 선도산림경영단지.

국토의 60% 이상이 산림인 우리나라는 농촌이 산에 둘러싸인 경우가 많다. 농업과 임업의 조화는 국토 조건상 필연적인 것이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은 음성군산림조합(이하 음성조합) 주도 아래 감곡면 선도산림경영단지(이하 감곡단지)에서 지역 농업인과 임업인이 상생하는 농림 복합형 산림경영 모델을 개척하고 있다.

 

# 복숭아+밀원수로 농림 복합형 산림경영을

정규흠 음성군산림조합 조합장
정규흠 음성군산림조합 조합장

정규흠 음성조합장은 음성은 농업과 산림이 혼재돼 있어 농림 복합형 산림경영 모델을 구축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지리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우며 접근성이 좋아 산림을 기반으로 한 복지, 치유, 관광과 6차 산업까지 확장되는 미래형 산림경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특히 감곡면은 지역 이름에 달 감()’자가 들어갈 정도로 예로부터 당도가 높고 향이 좋은 복숭아를 생산하기로 유명한 고장이라 복숭아 농사가 발전했다. 자연히 감곡단지는 복숭아 농업과 연계한 산림경영을 도모하게 됐으며 산주와 지역주민까지 모두 모여 궁리한 결과 나온 아이템이 산지 양봉이다.

감곡단지 기획 실무를 담당했던 서정덕 음성조합 기술지도과장은 복숭아 단지와 선도산림경영단지가 상생할 방법이 뭘까 고려한 결과라며 기후변화에 의한 꿀벌 감소 등으로 수분 비용이 높아져 지역 농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밀원수를 심어 양봉을 활성화하면 농가에 도움 되고 산림경영에 대한 지역민의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란 의견이 주민, 산주로부터 나왔다고 회상했다.

음성조합과 감곡단지 운영협의회는 밀원수 조림을 통해 복숭아 농가는 인공수분 비용 절감과 복숭아 품질 향상을, 양봉업자에겐 안정적인 채밀 기반 확보를, 산주에겐 유휴 산지를 활용한 벌통 대부와 같은 추가소득 발생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복숭아 브랜드 꿀복감곡꿀이라는 꿀 브랜드를 출범시켜 부가가치를 높이고 체험관광까지 연계하는 큰 그림까지 그린 상태다. 수도권과 가까운 거리와 교통 인프라는 감곡단지의 산림서비스 전망을 밝게 해준다.

정 조합장은 감곡단지가 햇사레 복숭아브랜드로만 유명한 곳이 아니라 복숭아-꿀벌 연계 모델을 통해 브랜드화, 체험형 산림관광 등 6차 산업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양봉과 목재 생산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감곡단지는 피나무를 경제수종으로 꾸준히 심고 있다. 피나무 꽃은 아까시보단 채밀량이 다소 떨어지지만 향이 좋은데다 꽃가루도 풍부해 꿀벌 군체 건강 유지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나무는 목재로서도 무르지만 치밀하고 곧은 결 덕분에 쪼개기 쉽고 가공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탄력성이 좋고 뒤틀림이 없는 점도 우수한 점이다.

 

# 산불과 산사태에도 만반의 대비

감곡단지 내 유역관리사업 타당성 평가
감곡단지 내 유역관리사업 타당성 평가

지난 3월 말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영남지역의 초대형 산불은 국민들에게 산불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줬다.

감곡단지도 산불과 산사태에 대비해 음성조합에서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30년 전에는 현재 감곡단지 산 너머의 국유림에서 산불이 넘어온 적도 있고 20208월에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넘쳐 물난리를 겪기도 했다는 게 서 과장의 말이다. 당시 다행히 인명피해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산림재해의 가능성을 인지한 음성조합은 꾸준히 도·군청과 협의해 대비하고 있다.

이 과장은 아직도 흙물이 쏟아져 내려오는 영상과 날짜가 기억나는데, 202082일 감곡단지 구역이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이후 요소마다 사방댐을 짓는 등 사방사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도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100ha 구역에 유역관리사업을 할 예정이라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서동경 음성군 부군수 주재 하에 음성군청 관계자, 관내 소방서와 경찰서. 충주국유림관리소 등이 참여한 ‘2025년 봄철 유관기관 산불방지 대책회의에 참석해 산불방지 중점 추진 대책과 기관별 대응방안을 공유하는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그 밖에도 조합의 산림경영지도원들이 산불조심기간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1차적으로 산주와 주민들이 경각심을 갖게 하고 군청 담당자와 함께 주 1회 예찰활동을 실시해 산림재난을 예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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