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원 안전‧보건 강화…매뉴얼 30종 전면 개편‧스마트 검사 확대
KOMSA, 어선안전 강화 위해 추가인력‧법령 개정 시급
선박검사 디지털 전환 추진
챗봇 ‘해수호 봇’ 서비스로 24시간 선박검사 등 어업인 편의 증대
HDPE어선 ‘카이브3호’ 성과
경제성 갖춘 친환경 선박 연구 박차
TAC제도 전면 확대 대응 어선 경제성 기반 신규 사양 연구 진행중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기후 위기로 인해 기상특보 발효건수가 늘어나고 어족자원의 변화로 어선의 운항시간과 운항거리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이처럼 변화하는 여건에 맞춰 어선원 안전‧보건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어선원 안전‧보건 매뉴얼 30종을 전면 개편, 전국의 어업현장에 배포했습니다.”
김준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은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공단 서울출장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단이 주력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 이사장으로부터 공단의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 어선원 안전‧보건체계 구축 추진현황은.
“기후 위기로 해양환경이 급변하면서 어선의 조업 시간과 빈도도 늘어나는 추세다. 날씨와 수산자원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많은 어선들이 더 멀리, 더 오래 바다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선박 출항통제 기준이 되는 기상특보 발효건수는 전년대비 291건(18.1%) 늘었다. 또한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에 따르면 같은 시기 어선의 운항 시간이 전년대비 54.5시간(7.5%) 늘었고 운항 거리 역시 300.2km(7.6%) 증가했다.
변화하는 조업 환경에 대응, 어선원의 안전과 보건을 관리할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따라서 공단은 올해 ‘어선원 안전‧보건 기본계획(안)’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와 함께 어선원을 대상으로 한 안전‧보건 매뉴얼 전면 개편, 현장점검 강화, 디지털 위험성 평가 플랫폼 구축 등 다각적 사업을 단계적으로 시행 중이다.
아울러 공단은 최근 ‘어선원 안전‧보건 매뉴얼’ 30종을 전면 개편해 전국 어업 현장에 배부했다. 어선이라는 작업장의 특성과 업종별 위험 요소를 분석해 어업 맞춤형 매뉴얼로 구성했으며 고령 어업인과 외국인 선원을 위해 가독성도 높였다. 여기에 더해 어선안전조어ᅟᅥᆸ법에 따라 어선 소유자가 부착해야하는 어선원 안전‧보건 표지도 8만 부 가량 제작, 어업현장에 배포했다.”
# 달라진 어선안전관리 체계에서 공단의 역할은.
“KOMSA는 어선사고가 발생할 경우 어선안전감독관과 함께 사고 현장으로 나가 사고의 원인을 조사함으로써 어선안전감독관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육상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공단이 수행하는 것이다.
다만 아직은 어선안전관리 체계를 보강해야하는 점이 많다. 우선 제기되는 것이 인력문제인데 어선안전업무를 담당할 직원이 10명 확보된 상황으로 공단이 어선안전을 확보하는데 제 기능을 다하려면 앞으로 30~4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법령 개정사안도 있다. 육상의 근로감독관은 특별사법경찰관의 지위가 있지만 어선안전조업 및 어선원의 안전‧보건 증진에 관한 법률에는 이같은 규정이 없어 개정이 필요한 실정으로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법률안이 통과되면 어선과 어선원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 선박검사 체계는 변화가 있었나.
“선박검사는 디지털화를 추진, 어업인을 비롯한 국민들의 편의성을 제고하고 있다. 공단은 2023년 ‘2030 선박검사 선진화 로드맵’을 수립, 대국민 편익 제고와 선박검사 효율화, 검사 정보의 데이터화를 핵심 목표로 삼아 단계별 과제를 추진해 왔다.
현재까지는 원격검사를 상용화하고 전자증서정보시스템(ECIS) 구축, 전기추진 선박 진단장비 개발까지 실현됐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카카오톡 기반 챗봇 ‘해수호 봇’ 서비스는 구독자 1만 명을 앞두고 있다. 선박검사 시기를 미리 알려주고 24시간 검사신청이 가능하며 처리 상황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공단이 인천과 목포에 건립한 스마트선박안전지원센터도 지역 중심의 해양안전관리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선박검사가 시급할 때 서남권 스마트선박안전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당일 검사‧전자증서 발급 서비스는 어업현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공단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27년까지 경남 통영시에 남해권 스마트선박안전지원센터를 건립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조기 조업 수요에 대응한 ‘굿모닝 선박검사 서비스’도 지난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공단은 오는 9월까지 오전 8시부터 선박검사를 진행한다. 해당 기간에 검사가 예정된 어선은 약 8000척으로 어업인들의 편의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 공단이 추진하는 주요 R&D는.
“KOMSA는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을 대체하고자 고밀도폴리에틸렌(HDPE)를 어선에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2019년부터 연구해 왔다. HDPE는 부식에 강하고 강도가 뛰어나 경제성이 높으며 FRP와 달리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소재다. 연구 결과물인 ‘카이브3호’는 국내 최초로 건조된 HDPE어선으로 부산 강서구 인근해역에서 최대 속력 32노트를 기록했다. 공단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HDPE어선의 설계기준을 정교하게 마련하고 어선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해양수산부에서 모든 어선에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응, 이와 관련한 기획연구도 하고 있다. 모든 연근해어선에 TAC제도가 적용되면 이에 맞춰 어선의 선복량 규제가 완화될 것이다. 이 경우 경제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어선이 건조될 경우 어업인의 경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제성이 고려된 새로운 어선 사양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다. 해당 연구에서는 어선의 업종별‧해역별 특성을 고려해 투입 자본대비 예상 수익을 충분히 검토, 경제성 평가 기반의 최적 어선 사양을 제시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