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분야에서 한농대는 ‘만능 치트키’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대학시절이 어느덧 10년도 더 지났다. 직장생활을 하던 시기에 재수까지 한 후 30대를 훌쩍 넘겨 다시 들어간 학교라 느낌이 굉장히 남달랐다. 대부분이 20세이거나 그보다 조금 많은 젊은 학생들이었다. 그 사이에서 나는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형님으로서, 학교생활을 정말 열심히 한 덕에 장학금을 받았고 해외 선진 농업 경험과 말라위 봉사활동의 기회까지 얻었으니 그야말로 한농대의 최대 수혜자가 아닌가 싶다.

졸업 후에도 졸업생우수과제 선정으로 지원사업을 따냈고 코로나19가 끝난 후에는 곧바로 졸업생 해외연수까지 다녀왔으니 한농대 덕분에 비행기를 정말 많이 탔다. 졸업 후 전남 함평에 자리를 잡고 혼자 농사를 시작했을 때를 떠올리면 농업 분야에서 한농대라는 이름은 정말 만능치트키가 아닌가 싶다.

한농대 덕분에 각종 농정 관련 지원사업에서 늘 우선순위에 있을 수 있었다. 교육시간이 중요한 항목으로 평가되는 만큼 한농대 타이틀로 인해 이미 점수를 깔고 들어갈 수 있었다. 미래농업 최고경영자(CEO)를 양성한다는 학교의 비전에 걸맞게 지역에서도 한농대 졸업생을 농촌을 이끌어 갈 좋은 인재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선배들이 먼저 자리를 잘 잡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네트워크 형성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함께 곤포사일리지 작업을 했던 형은 한농대 1기 졸업생이었으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가루쌀생산법인 대표 역시 같은 학교 선배였다. 그 덕에 자연스럽게 선배들과 지금까지의 경험과 앞으로의 농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최근 농업정책자금의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졸업논문을 쓸 때 세웠던 자금운용계획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 만일 아무런 계획 없이 정책자금의 최대금액을 융자했더라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야반도주했을지도 모르겠다. 과연 농산물 판매를 통해 얻은 소득으로 그 많은 돈을 갚을 수 있을까? 만일을 대비해 자금운용을 계획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한 대응책을 세워본 게 아직까지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을 확장하고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닌가 싶다.

우리 함평 지역은 농업인구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더 많은 농업인력, 특히 전문적이고 시대의 흐름을 전답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젊은 농업 CEO가 필요하다. 농협과의 업무협약(MOU) 체결 소식을 접하고 나선 지자체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보다 많은 젊은 학생들을 유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난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입학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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