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6마리로 시작해 체험농장 성공까지 일궈…이제는 '메디컬 팜' 꿈꿔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술, 담배를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농업을 선택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공부와 노력을 했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죠.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돈의 회전율도 생각해야 했어요. 알아보니 벼는 6개월, 과수는 3개월 쯤에 수익을 낼 수 있었는데 그 중 가장 빨리 수익을 낼 수 있는 낙농업을 선택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낙농업에 뛰어든 안상섭 해뜰목장 대표. 그가 직장을 그만뒀을 때 그의 수중에는 아내와 함께 모은 돈 5000만 원이 전부였다.
1800만 원으로 젖소 6마리를 구입하고 나머지는 사료비 등 필수 운영비를 위해 남겨 뒀지만 초보 낙농가가 젖소를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고 초반에는 근근이 생계를 버텨가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는 "귀농 초기 직장 생활 때보다 소득이 줄어 힘들었고 2년 차가 되면서 평생 직업으로 가야 할 길이 아니라고도 생각했다”며 “그래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고 국내외 신문, 잡지, 대기업 경제연구소 정보 등 닥치는 대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러한 공부를 통해 나름의 분석으로 목장 규모를 늘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정부 정책사업에도 적극적이었다. 3억3000만 원의 정부 융자지원을 받은 안 대표는 고향인 함안에서 목장 부지을 임대하고 축사를 지었다.
이후 젖소를 20마리 추가로 사들이는 등 목장의 규모를 늘리고 5개년 계획을 세웠다. 1992년부터는 생산량 증대를 목표로 잡고 사양관리와 인공수정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으며 1997년부터는 남은 우유 제품 처리를 위해 치즈 등 유가공 제품 개발에 중점했다.
그는 “유가공을 위해 치즈 제조 교육을 받았고 식품 영양학도 공부했다”면서 “유가공 관련 대학교와 사료 회사 세미나 등 전국을 찾아다니면서 공부를 했고 해외연수까지 다녀오는 등 2002년까지는 유가공 제조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현행법상 당시 농가에서는 치즈를 판매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험교육농장으로 방향을 잡았다. 2008년부터는 현재의 목장 위치인 경남 하동으로 이사 오면서 체험교육목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목장 체험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후로는 우유, 유제품, 체험 등에서 안정적으로 수입이 발생했다. 현재 해뜰목장은 치즈 등 체험교육이 전체 수입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해뜰목장에는 젖소 80마리, 말 5마리, 양 9마리, 흑염소 16마리, 당나귀 1마리 등 동물가족도 늘어났으며 한 해 5000~6000명의 체험객들이 다녀가고 있다.
안 대표는 “앞으로의 꿈은 치유 농업”이라며 “단순 목장에서 체험·배움의 장소로 더 나아가 동물·자연과 교감하며 심신을 치유하는 농업 '메디컬 팜'을 실현하는 게 목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