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만들어진 녹색에너지...자원순환·수익창출로 거듭
국내 7개 시설 중 하나로
15년째 가동 ‘탄소중립 선도’
높은 열효율·완전연소 가능
조합원 환원까지...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성공사례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중앙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충북 단양군의 적성로를 따라 가면 대가리천 너머에 마치 성벽처럼 높고 길게 쌓인 목재 더미와 그 뒤에 우뚝 솟아 있는 회색 건물이 보인다. 단양군산림조합(이하 단양조합)의 목재펠릿단양공장이다. 목재펠릿단양공장은 국내에서 난방용 목재펠릿을 생산하는 7개 생산시설 중 하나로 2010년 준공된 뒤 15년째 운영되고 있다.
# 단양조합의 자랑 목재펠릿, ‘숲에서 만들어진 녹색에너지’
목재펠릿은 숲가꾸기 산물 등 산림에서 생산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나 제재소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만드는 연료의 한 종류다. 탄소중립이 시대적 과제인 오늘날, 탄소제로(0)의 에너지원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하고 관련 산업 계획을 추진하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 본격 도입됐으며 단양조합도 2009년 산림청 공모사업을 통해 목재펠릿 사업을 시작했다.
목재펠릿은 목재를 태우기 때문에 탄소를 많이 배출할 것 같지만 사실 나무가 성장하면서 이미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땅속에 묻혀있던 탄소를 대기 중에 뿜어내는 석유 같은 화석연료와 다르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목재펠릿을 태울 때 새롭게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IPCC 산정방법에 따르면 목재펠릿 1톤을 사용하면 유연탄(석탄) 604.65kg을 대체, 이산화탄소 1.48톤을 감축할 수 있다. IPCC나 기후변화협약(UNFCCC)이 목재펠릿을 탄소중립 에너지로서 화석연료 대체에너지로 권고하는 이유다.
최인규 단양조합 조합장도 목재펠릿을 ‘숲에서 만들어진 녹색에너지’라고 일컬었다.
최 조합장은 “단양조합의 목재펠릿은 열효율 면에서 국립산림과학원이 고시한 1kg당 순발열량 3960kcal보다 더 높은 약 4296kcal를 발생해 단양조합 목재펠릿 1톤은 등유 또는 경유 500리터를 대체할 수 있다”며 “2021년에 계산해보니 단양조합은 12년 동안 약 8만7600톤의 목재펠릿 난방연료를 생산·공급하면서 등유 4380만 리터, 당시 709억1200만 원의 유류 수입 대체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 지속가능한 임업과 조합원 환원의 핵심 축, 목재펠릿 사업
목재펠릿 사업은 탄소중립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임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최 조합장은 “목재펠릿은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 지역 산림경영과 목재산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숲가꾸기, 솎아베기, 벌채 등 산림사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미이용 목재, 톱밥 등을 수익자원으로 전환해 자원순환과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숲가꾸기와 조림이 이뤄지면서 건강한 숲을 체계적으로 유지할 동기부여가 생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단양조합도 2021년 기준 목재펠릿 원재료로 △제재소 발생 톱밥 5400톤(36%) △벌채불량목 4400톤(29%) △산림피해목 3700톤(25%) △미이용톱밥 등 1500톤(10%)을 활용해 기존에는 처치 곤란하거나 저부가가치의 가공품으로만 활용됐을 목재와 부산물을 활용하면서 목재의 선순환을 촉진하고 있다.
목재펠릿 사업의 성공으로 최 조합장은 2021년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조합원들도 단양조합의 목재펠릿 사업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역 산주인 심옥화 조합원은 “목재펠릿 사업이 단양조합은 물론 지역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다른 지역의 식당 같은 데서 단양목재펠릿 포대를 보면 ‘아 우리 조합 펠릿이 여기까지 왔구나’ 생각이 들면서 반갑다”고 전했다. 이대일 조합원도 “목재펠릿 사업으로 수익이 나면 조합 전이용한 실적에 따라 배당금이 나오니 다른 조합에 비해 특색있고 성공적인 사례로 들 수 있을 것”이라 칭찬했다.
단양조합의 한 직원은 “수입산 목재펠릿은 저렴하지만 특유의 곰팡이 냄새가 나고 열효율이 떨어진데다 지나친 단단함으로 보일러가 고장나기도 하는 반면, 단양목재펠릿은 좋은 나무향은 물론 높은 열효율에 완전연소가 가능해 단점이 없는 최고의 목재펠릿이라 말씀해주신 분이 있었다”며 “그 말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좋은 품질의 목재펠릿을 생산할 것”이라 각오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