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의 변화와 혁신 한자리에...농업 가치·가능성 널리 알려
식량공급 위한 공간 넘어
첨단기술 혁신 통해 성장 동력 창출
[농수축산신문=박유신·김진오·박세준 기자]
농업·농촌의 변화와 혁신을 한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는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가 지난달 25~28일 서울 서초구 소재 에이티(aT)센터에서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주관 아래 개최된 농업박람회는 2019년부터 시작돼 올해 7회째를 맞는 농업·농촌분야 대표 종합박람회로, 농업·농촌의 다양한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과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 박람회는 ‘농업·농촌 혁신이 만드는 성장과 행복’이라는 주제로 △농업의 혁신 △농업과 삶 △색깔있는 농업 △활기찬 농촌 4가지 테마관을 조성,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부대행사가 진행됐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농업・농촌이 단순한 식량 공급을 위한 공간을 넘어, 첨단 기술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국민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간다는 의미를 담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박람회 첫날인 지난달 25일 개막식에서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는 국가전략산업으로서 혁신을 선도하는 농업, 균형성장을 선도하는 농촌 등 새정부의 농정 비전을 보여주는 관들로 구성됐다”며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함께할 때 행복한 농업·농촌을 만드는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행사 이외에 부대행사로 또한 ‘힙촌 사진 공모전’, ‘아그리 테드(AGRI TED)’, ‘2025 미래 농촌 사생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돼 참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더불어 박람회 기간동안 전시장 앞마당에 청년농과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인증업체 등에서 다양한 농식품을 최대 30%까지 할인판매하는 장터를 마련하고 농협몰과 한돈몰을 통한 온라인 판매기획전도 진행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도 덜었다.
■ [2025 NEW AG WAVE 컨퍼런스]
농업용 AI 결국 ‘빅데이터’가 중요 - 농업 외연 확장 '선택 아닌 필수'
올해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에서는 ‘2025 뉴 에이지 웨이브(NEW AG WAVE) 컨퍼런스’가 지난달 25~26일 양일간 aT센터 그랜드홀에서 진행됐다.
컨퍼런스는 지난달 25일에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농업의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일 방법(AI와 농업)이, 26일에는 케이(K)-푸드의 세계적 열풍에서 K-농업의 확장은 어떻게 이끌어갈 지(K-FOOD+와 농업) 등에 대한 강연과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논의됐다.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 AI와 농업
농·축산업 분야 AI 모델 개발 위한
데이터 수집 센서 연구개발 확대 필요
25일 인공지능(AI)과 농업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입을 모아 농업용 AI를 잘 만들기 위한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인복 서울대 교수의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노지의 김균장 한국미래농업연구원 본부장, 원예의 이우람 크로프트 공동대표, 축산의 신민용 바딧 대표가 각 분야 스마트농업의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이인복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디지털농업의 미래, 기본에 충실할 때’ 주제의 기조발제에서 “수많은 AI 키워드가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빅데이터”라며 “우리 농업의 원예든 축산이든 현재로서는 빅데이터 후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농·축산업 전 분야에 걸쳐 AI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센서 연구개발(R&D) 확대와 산업 육성이 요구됐다.
이 교수는 “첫 단계는 센서가 중요한데 지금은 해외제품 의존도가 너무 높아 빨리 국내 산업이 육성돼야 한다”며 “그동안 연구개발(R&D)도 다양한 센서 개발에 주로 투자됐는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R&D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장의 스마트농기업자들도 이에 동의하며 가치 있는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기반시설과 지원사업의 개선을 요청했다.
김균장 한국미래농업연구원 본부장은 “AI가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제대로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며 “데이터가 모이려면 센서 등 취득 장비는 물론 이를 유지하기 위한 전력과 통신 등의 기반시설, 모인 데이터에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전문인력 등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정부, 기관 등이 보조사업으로 데이터를 중앙에 제출,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렇게 제출된 데이터가 특정 의도를 갖고 수집한 사람 외에도 잘 활용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며 “기업이나 연구자 입장에서도 공들여 가공해 부가가치를 얹은 데이터는 어마어마한 자산이라 내놓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에 무작정 일원화·중앙집중화해서 공개한다는 건 오히려 시장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AI의 오판으로 인한 피해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이우람 크로프트 대표는 “현재로선 항상 AI의 판단을 인간 재배사가 확인하는 수준”이라며 “AI가 고도화될수록 판단이 정확해질 텐데 농업인이나 기업이 전부 책임지는 게 아니라 정부, 기관, 기업, 농업인 등이 모두 모여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균장 본부장도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결국 농사짓는 사람이 경영 주체로서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자동차 자율주행 분야처럼 AI를 도입·활용·공급하는 주체들 간의 사회적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 K-Food+와 농업
농업소득 변동성 줄이기 위해
농산물이 비식용 소재로 소비되는
신시장 창출 필요
26일 케이푸드 플러스(K-food+)와 농업을 주제로 진행된 컨퍼런스에서 임정빈 서울대 교수는 ‘대한민국 농업의 외연확장 필요성과 실천 전략’ 기조 발제를 통해 농업의 외연확장이 핵심 과제임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농업 소득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품, 그린바이오, 화장품 산업과 연계가 필요하다”며 “농협이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 농산물이 비식용 소재로 쓰일 수 있도록 신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기자는 “쌀을 케이푸드 식문화의 아이콘으로 삼아 문화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한우는 미국, 홍콩 등에서도 세계 최고의 소고기로 평가받는 만큼 그릴 마스터 문화를 결합해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종 팜(Farm)360.ai 대표는 ‘모듈화를 통한 식물공장(PFAL) 플랜트 수출’ 발표를 통해 “식물공장은 시공형 구조라서 하자율이 높고 유지보수가 어렵지만 이를 모듈화 방식으로 바꾸면 확장성·안정성이 크게 올라간다”며 “수직농장의 문제를 제조·IT 기반 비즈니스로 인식하면 해외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종문 우리스마트바이오 대표도 ‘식물 바이오 소재 사업화와 환경제어농업(CEA)’ 발표에서 “식물 기반 의약품은 합성의약품보다 내성이 잘 안 생기지만 표준화와 일관된 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수직농장과 CEA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농업이 원료사업과 연결될 때 진정한 고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박수진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케이푸드 열풍은 식품산업에서 농업 전반까지 확장돼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이끌고 있다”며 “각계 전문가가 참석하는 오늘 컨퍼런스가 농업의 외연확장과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위한 로드맵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