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 산업 국산화, 품질 표준화로 가락시장 경매 최고가·수익 안정화 이뤘죠
[농수축산신문=박나라 기자]
은은한 버섯향과 습기 섞인 공기가 감도는 천안시 목천읍의 표고버섯 농장. 정성스레 관리된 배지 위에는 탐스러운 표고들이 촘촘히 자라고 있었다.
이곳에서 묵묵히 버섯을 돌보는 이종호(57) 씨가 올해 천안시농업기술센터가 선정한 ‘최고농업인상’의 주인공이다.
귀농 10년 만에 지역 농업 발전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그는 표고버섯 산업의 국산화와 품질 표준화, 후계농 육성에 앞장서며 천안 농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버섯을 키운다기보다, 사람과 기술을 키운다는 마음으로 일해왔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 씨의 농장은 단순한 생산현장이 아닌 배움의 공간이다.
귀농 초기 그는 낯선 환경 속에서도 버섯농촌지도자회 총무를 맡아 농가 간 정보교류와 공동 판로 개척을 주도했다. 특히 중국산이 주도하던 ‘표고버섯 톱밥배지’를 국산화한 선도농가에서 1년간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기술을 익혔다. 이후 자신의 농장에서 표준 재배 매뉴얼을 직접 정립해, 현재는 다수의 농가가 그의 방식을 참고하고 있다.
“온도, 습도, 통풍 어느 하나라도 균형이 깨지면 버섯이 스트레스를 받아요. 표준화는 결국 신뢰를 쌓는 과정입니다.”
그가 만든 재배 매뉴얼 덕분에 천안산 표고는 품질이 고르게 향상돼 가락시장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했고, 지역 표고버섯의 인식도 한층 높아졌다.
또한 생표고의 짧은 유통기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건표고 선물세트를 직접 개발해 명절에 함께 판매하는 유통모델을 구축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버섯의 특성을 보완해, 농가의 연중 수익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현장 기술 향상뿐 아니라 농업인 조직 활성화와 후계농 육성에도 열정적이다. 그는 (사)전국농업기술자협회 대전·충남연합회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며 선진 농업기술 확산에 앞장서고, 충남 버섯산업 자문 활동과 농가 교류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날 농장 한켠에서는 청년농들이 실습 중이었다. 이 씨는 “농업은 세대가 바뀌어야 지속됩니다. 그들에게 내가 받은 도움을 돌려주고 싶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최종윤 천안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이종호 씨는 기술 혁신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함께 성장한 농업인”이라며 “농업의 산업화·전문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현장 중심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