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업체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식품박람회에서 2286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13일부터 15일까지 미국 보스톤에서 열린 수산박람회에서 351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양 박람회에서 거둔 성과는 당초 목표보다 각각 2%, 6%의 웃돌아 박람회를 통한 우리 업체들의 수산물 수출이 다소 활기를 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 20억달러에 육박했던 우리 수산물 수출이 지난해 12억8000달러에 그치는 등 계속 내리막을 달리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수산물 수입은 지난해 기준 22억6000만달러로 9억8000만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무역적자 1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수출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뾰족한 대책이 나오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출업체들이 한결같이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올해 수산물 수출 전망과 관련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설문조사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수출업체중 51%가 올해 환율하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데 따라 불황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42%가 불황이라고 응답한 조사결과보다 더욱 나빠진 것이다.

업체들은 불황을 우려한 이유로 환리스크를 가장 많이 꼽았고 원자재 확보, 해외시장여건 불안 등의 순으로 지목했다.

앞서 박람회 참여에 따른 성과가 크다는 것과는 달리 절반의 수출업체가 성과가 없을 것 같아 박람회 참여 자체를 꺼리고 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수산물 수출촉진을 수출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베트남, 유럽지역 등 수산물 홍보 취약국가에 대한 우리 수산물 이미지가 미약한 실정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수출업체들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사실상 업체 스스로의 시장 개척은 엄두도 못낼 형편이다.

여기다가 우리나라 최대 수산물 수출국가중의 하나인 일본이 우리나라산 김에 대한 수입쿼터 제도를 글로벌방식 즉 중국 등에게도 김수입을 오픈하면서 김 수출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가 김 수입쿼터제도와 관련 WTO에 제소를 해놓은 상태이지만 글로벌방식이 그대로 수용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본측은 이에 따라 올해 김 쿼터를 400만속으로 확정하고 우리나라뿐만아니라 중국에게도 수입을 개방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에게만 독점적으로 수입을 허용했을 때 쿼터 240만속보다 늘어났지만 중국이 참여함으로써 쿼터확보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와 일부 업체들은 올해까지 제품의 질이 중국보다 훨씬 좋은 우리나라산 김 수입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장기적으로 값싼 중국산의 일본 김시장 잠식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했다.

비단 김뿐만아니라 모든 수산물에 대한 수출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업계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해양수산부가 수산물 수출에 대한 정책적 개선과 함께 업체별, 업종별 지원책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수출업계는 박람회 개최에 대한 홍보와 참여폭 확대를 비롯해 수출검사 간소화시키고 이물질 등으로 발생한 클레임에 대한 적극적 해소 노력이 뒤따라 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현재 수협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원료수매자금 지원을 일반 시중은행에 취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자금대출시 꺽기 강요 등 부당대출 방지 등을 요망했다.

이 밖에 수출물류비 지원과 수출입 동향에 대한 실시간 정보제공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강구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7개업체를 수산물 수출 주력업체(1999년이후 모두 96개업체 지원)로 선정해 지원키로 하는 등 수출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8회(25개업체)에 걸친 국제식품박람회 참가와 4회(5개업체)에 걸친 해외시장 개척단 파견 등을 올해 더욱 확대하고 수출업체들의 시장개척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조미김, 굴 등 수산물을 세계 일류상품으로 육성해 해외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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