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 2기 경영진이 사실상 출범됐다.

오는 12일 정상적인 임기가 시작되지만 1기(공적자금 투입시점 기준) 경영진들이 그대로 2기를 맡음으로써 변화가 없는 가운데 또 다른 변화를 모색하는 시기를 시작하게 됐다.

우선 장병구 수협중앙회 현 신용대표이사가 다시 대표이사로 재선출됐고 이어서 김철기·박종본 상임이사가 그대로 유임받았다.

장병구 대표이사가 재임되게 된 것은 경기고·서울대출신(소위 KS출신)의 인맥과 이전 4년임기동안 경영평가 결과 탁월(94점대)이라는 매우 높은 점수, 여기에다 재임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제대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협의 신용대표이사 선출은 재경부장관 추천 위원, 해양수산부장관 추천 위원, 기획예산처장관 추천 위원, 금융감독위원장 추천 위원, 수협중앙회장 추천 위원 등으로 구성된 모두 5인의 추천위원 추천위원회에서 추천을 거쳐야 하는데 재경부 등 비수산계의 경우 KS인맥을 충분히 활용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추천위원회 직전 청와대와 함께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OK사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자신의 인맥 배경을 그대로 보였다.

물론 이같은 배경활용에는 재임 4년동안 두번에 걸친 경영평가에서 95점대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뒷받침됐다. 일각에서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 투입이후 적잖은 흑자궤도를 유지하면서 안정 경영기반을 구축한 것은 장 대표 인맥 등 실력이 40%에 가깝다는 호평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장 대표의 철저한 홍보, 내부 알력 차단 등 리더쉽이 주효했다.

수협중앙회는 공적자금 투입과 함께 지도·경제·신용사업 등 3개사업이 완전분리됨에 따라 새로운 시험대속에 운영돼 왔으며 이 과정에서 지도와 경제사업부문은 조직간 갈등과 반목이 이어진 데 반해 신용부문은 이같은 알력이 거의 표면화되지 않았었다.

그만큼 장 대표가 불협화음을 차단하는데 주력했고 시스템화된 조직구성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초기에 제압하는 실력을 발휘한 것이다.

재임 4년동안 장병구 대표이사는 외환은행장 등 타 금융회사로의 전직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하자 수협이외 곁눈질을 했다는 비판적 여론을 비껴가는 대언론 플레이도 조심스럽게 추진했다.

결국 장 대표는 이같이 철저한 준비속에 다시 4년이라는 임기를 보장받게 된 셈이다.

여기에다 김철기·박종본 이사를 비롯해 핵심 실무진들은 장 대표로부터 자율권을 위임받아 시스템을 구체화시켰다.

그러나 장 대표 등 신용팀들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이는 소위 합리적이라는 금융권의 논리와 협동조합이라는 이념과 현실에 있는 장벽을 풀어가야 하는 것이다.

현재 일선 수협들이 수협 신용부문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각종 제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일선수협들은 공적자금은 신용부문만 받고 혜택을 누리면서 정작 자신들에게 지원하는 것은 단 한푼도 없다는 불신을 해소하는냐 하는 의심을 풀어가는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데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

따라서 수협신용부문 2기 경영진들은 이같은 숙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즉 그동안 수협 신용사업부문은 소위 MOU에 얽매여 협동종합 논리에 접근하지 않은 못했던 부분들을 찾는 해법에 관심을 갖는 사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종본 상임이사는 “수협은행은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출발한다는 심정”이라면서 “협동조합에 좀더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을 보이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협 신용사업부문은 임원 재선출이후 부장급들에 대한 인사를 대폭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부서 개편에 따른 자리이동과 함께 분위기 쇄신차원에서 인사 이동이 단행될 예정이다.

수협 한 관계자는 “일단 경영기반이 안정된데 따라 일부 조직 개편에 따라 인사이동이 다소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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