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체결 후 국내 축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동물약품 업계의 체질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FTA 체결 후 국내 축산농가의 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동물약품 업체의 수는 2006년 1월을 기준으로 350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돼 국내 축산업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유럽을 포함한 축산 선진국 등 해외의 경우는 다국적 기업들이 합병이나 인수로 몸집 불리기를 통한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최근 다국적 제약업체인 쉐링푸라우가 동물약품 업체인 인터베트를 인수키로 하는 등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외적인 상황과 달리 국내 동물약품 업계는 여전히 업체 및 품목 수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CTC바이오가 LG생명과학의 동물약품 사업부 일부를 인수한 사실은 국내 업계에 자율적인 ‘구조조정’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국내 동물약품 구조조정을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내다봤다.

영세 동물약품 업체들 대부분은 체계적인 영업망을 통한 서비스 경쟁이 아닌 가격경쟁을 통해 여전히 손익 분기점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합병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동물약품 업계 특유의 보수적 성향이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다국적 동물약품 업체의 한 관계자는 “업계 스스로가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과연 누가 나서서 할 것인가”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FTA가 본격 가동될 경우 과연 지금의 상황으로 경쟁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동물약품 업계가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축산농가들에게는 보다 양질의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하는 체계의 확립과 업계의 체질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승원 인터베트코리아 이사는 “과거처럼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농가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 이른바 ‘컨설턴티브 세일링’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농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질병의 예방과 생산성 향상을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컨설팅이 수반된 동물약품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 이사는 “동물약품 업체도 농가에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구 한국동물약품협회장도 “FTA가 가동되면 동물약품 업계도 분명히 타격이 있다”고 전제한 뒤 “이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는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업계 스스로가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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