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전 세계적인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실제로 지구온난화 진행의 징후가 대기와 육상을 넘어 해양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여러 가지 가설로 설명되고 있지만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 증가에 의한 온도상승이 주범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도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해양생태계와 수산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2회에 걸쳐 진단한다.
# 명태는 사라지고…서해안에 오징어?
해수온도의 상승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성 한대성 어종인 명태가 사라진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연구팀 박사는 “명태가 1980년대 중반을 경계로 가파르게 줄어들어 현재는 거의 어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난대성 어종으로 알려진 오징어는 1980년대 중반부터 가파른 어획량 증가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동안 생산되지 않던 서해안지역에 출몰하고 있다.
아울러 수십 년 전만해도 한대해역으로 분류됐던 동해는 최근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동해에는 최근 아열대 부근에 서식한다는 초대형 노량가오리가 어획되기도 하고, 역시 아열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보라문어와 흑새치 등이 동해 어장에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제주도 특산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자리돔이 독도와 영덕 부근의 해역에 나타나 어업인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한 박사는 “해양생물은 대부분 수온과 해수의 물리적 영향을 많이 받는데 해수면의 온도가 변화함에 따라 등온선이 점점 북상하는 현상과 맞물려 해양 생물의 서식해역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대성 어종의 실종과 아열대성 어종의 점유는 이제 우리나라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돼 버렸다.
#바다의 조류도 녹아
바다의 조류도 녹아내리고 있다.
해수면의 온도 변화는 수산자원뿐만 아니라 해양저서 환경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갯녹음 혹은 백화현상으로 불리는 현상이 우리나라 해역에 널리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갯녹음은 바다의 조류가 녹는 현상으로 해저 암반에 붙어있던 조류가 어떤 원인에 의해 죽거나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말한다.
해조류는 일반적으로 차가운 해역에서 높은 영양염을 통해 자라는데 여름에 포자 형태로 떠돌아다니다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부터 암초에 부착해 싹을 틔운다.
우리나라 주변에서 자라는 미역과 쇠미역, 김, 다시마 등은 주로 90%가 한대성 해조류로 , 해수온도의 상승은 이들의 부착을 막아 해조류 생식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갯녹음이 진행되면 미역과 모자반 등 얕은 수심에서 서식하는 해조류가 소멸되며 이후 감태, 다시마 등 깊은 수심의 해조류도 피해를 입게 된다.
해조류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해조류가 사라지면 이를 주 먹이로 하는 전복과 해삼 소라 등이 동시에 소멸되며 해조류 잎에 부화하거나 해조류 주변에 서식하는 어종들도 사라지게 된다.
- 기자명 신성아
- 입력 2007.06.20 10:00
- 수정 2015.06.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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