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치료가 필요할 때는 소염제 대신 벌침에서 추출한 성분이 든 천연항생식품을 먹고 누에에서 추출한 천연실크로 만든 인공고막을 이식받는다.’ ‘비타민이 다량 함유된 쌀로 밥을 해 혈당조절용 고추를 먹는다.’
공상과학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멀지않은 미래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이는 최근들어 농업연구부문이 NT·BT·IT·ET 등 주변 첨단기술과 융·복합화를 통해 농업이 국민들에게 단순히 먹을 거리를 제공하는 식품산업을 뛰어넘어 신소재산업으로 새롭게 재조명되면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래학자들도 미래농업이 NBIC분야 즉 나노(nana), 바이오(bio), 정보기술(IT), 인지과학(cognitive)의 융합기술로 특히 많이 변해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박세훈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부 사무총장은 “미래농업을 예측해본 결과 정밀농업은 2013년, 유전자변형식품 2020년, 유기농법은 2023년에 보편화, 상용화될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그린비즈니스는 2012년부터 성숙기가 되면서 미래식량에 대한 관심도 증대는 물론 비약적인 기술발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전자 융합기술의 발달로 모든 장기를 생산, 교체할 수 있게 되고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음식들이 보편화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농식품 R&D의 메카인 농촌진흥청도 지난해 이같은 트렌드에 맞게 R&D영역을 확대했다.

농업에 NT·BT·IT를 융합한 신소재, 신약, 신기능성 작물, DNA칩 등 정밀농업 기술 개발과 화석연료대체기술, LED(Light Emitting Diode 발광다이오), 바이오·신재생 에너지,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기술 등 녹색기술, 로봇·무인 자동화 등 농산업 인프라 연구 등으로 다양화 한 것.

#첨단기술과의 융·복합화
최근들어 주변 첨단기술과 농업의 융·복합화를 통한 신소재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누에에서 추출된 천연실크단백질에 나노기술을 접목한 ‘실크인공뼈’개발이나 천연항생제인 ‘봉독’을 활용한 기능성 식품·신약 개발 등이 그것. 봉독은 이미 가축용 항생제로 이미 농가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신약 및 신기능성 작물개발도 활발하다. 형질전환 돼지를 이용한 빈혈, 혈전 치료제 등 신약생산 부문도 향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약 1g당 부가가치가 빈혈 치료제는 34억원, 혈전치료제는 1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억력 향상 누에, 주류용·비타민용 쌀, 혈당조절 고추, 항산화 녹차미 등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농진청은 비타민A 황금쌀의 경우 연간 2500억원의 시장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밀농업 기술 개발 및 보급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나노DNA바코드 및 DNA센서, GIS, 원격탐사 등 위성정보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한 농업R&D강화
최근 세계적 화두인 녹색성장을 견인할 녹색기술 개발도 강화되고 있다.
화석연료절감을 위한 에너지 이용효율 증진기술 개발·조기 보급이나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서 농업의 기능 구명 등이 그것. 아울러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바이오에너지 개발도 활발하다.
지열, 풍력, 태양열 등의 농업분야 적용기술 개발과 2012년까지 54만㎘생산을 목표로 유채 등 바이오작물 개발·보급 등 대체에너지 개발 연구도 강화됐다.
인공광LED의 농업분야 이용 확대도 본격화 되고 있다. 시범농가 설치이후 전기료 절감과 생산량 증가, 사용전후 성분분석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 로봇, 시스템 공학, 순환식 수경재배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자동화 방식의 식물공장, 도심 빌딩형 농장 등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도 모색되고 있다.
아울러 아토피·새집증후군 등 실내공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공기정화 및 기능성 우수식물 등 생활원예 실용화기술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농업R&D]
△이종기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국장=녹색성장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녹색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R&D에 대한 정부의 예산투자는 전체 농림분야 투자의 3%정도에 불과하다.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국가 전체 녹색기술관련 5개분야 27개과제중 4개분야 10개과제에 농진청이 참여하고 있다.
반면 예산은 3200여원에 불과하다. 농업·농촌의 미래가치 제고와 국가 녹색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녹색기술 개발부문에 최소한 1조원 정도의 투자되어야 한다.
농업은 이제 먹을 거리 산업일 뿐 아니라 첨단기술과의 융복합화을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 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이것이 녹색기술·녹색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임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원=전지구적 당면과제인 신재생에너지·자원 확보, 환경, 식량확보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녹색성장분야의 미래유망기술 발굴에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아울러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박세훈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부 사무총장=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그린비즈니스는 2012년부터 성숙기가 되면서 미래식량에 대한 관심도 증대는 물론 비약적인 기술발전을 보일 것이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점점 더 식량난을 겪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미래농업에 다양한 기술 융합이 식량난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사례연구]양잠산업, 세계를 선도하는 고부가 바이오 신소재로 부각

누에가 뽑아내는 실크에서 ‘비단’만을 떠올리는 시대는 갔다.
천연실크단백질을 이용한 기능성화장품, 실크염모제 등 첨단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양잠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누에가루(1995)를 시작으로 동충하초(1998)등을 내놓았으며 실크비누(2001), 실크화장품(2002), 실크치약(2005) 등 생활과 밀접한 제품들을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07년에는 학습 및 기억력 개선효과가 탁월한 ‘피브로인 BF-7''''을 개발해 화제를 모은바 있다.
최근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 한림대의료원과 나노기술(NT)의 융합을 통한 실크인공뼈 개발 공동연구를 시작으로 은나노실크, 황금수의, 기능성 식품소재 등으로 제품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인터페론, 백신 등 의용단백질생산, 고기능성 누에 창출 등 누에 생체공장화 구현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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