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창의와 개척정신의 연구개발 투자로 신품종 육성에 앞장서
- ‘한국종묘개량조합’ 창립…농산종묘법 제정 건의
- 채소 신품종 486개 육성…식생활 개선·농가 소득증대
- 1991년 개발 유채 F1은 세계가 우수성 인정
이춘섭 회장은 창업 이래 항상 남다른 창의와 개척정신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여 신품종 도입과 육성에 앞장섰습니다. 그분은 1956년 미국에서 극조생종 앉은뱅이 양호박 쥬키니와 양상추 종자를 수입하여 처음으로 보급하면서 시험재배를 위해 서울 천호동에 농장을 개설하였고, 1957년에는 ‘흥농 1호배추’라는 교배종을 처음으로 발표하였습니다. 우 장춘 박사가 설립한 원예시험장에서 8년이란 긴 세월의 시험과정을 거쳐 1960년에 드디어 ‘원예 1호’와 ‘2호’ 배추, 양파의 교배종을 각각 내놓았을 때 ‘흥농’은 ‘중앙종묘’, ‘우리상회’, ‘한국농원’과 함께 원예시험장에서 이 교배종의 원종(原種)을 분양 받아 종자 증식 판매에 착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교배종 시대’에 걸맞게 육종연구농장과 전문 기술진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는데 ‘우리상회’는 1959년에 경기도 일산에 자체 연구농장을 갖고 원예시험장 출신의 기술진을 초빙, 본격적인 육종연구 활동을 하고 있었고 ‘중앙종묘’도 1960년 김해에 연구농장을 개설하여 흥농이 여러 면에서 열세였습니다. 이 회장은 1961년 7월에 사리원 농림의 8년 후배인 정덕교 원예시험장 계장의 추천으로 정인기, 정동민, 최주견 등 당시 원예시험장에서 교배종 양파와 배추 육종 담당 기술진을 초빙하고 직접 전국의 후보지를 답사한 끝에 김해의 불암동에 적지를 확보, 12월 4일 ‘흥농종묘주식회사 불암 연구농장’을 설립하였습니다. (앞의 책 101~22쪽 참조)
한편으로 이 회장은 61년 4월 ‘우량종묘 생산에 기여’할 목적으로 ‘한국종묘개량조합’을 창립, 초대 조합장으로 선출되어 5·16 혁명정부에 ‘농산종묘법’을 제정하여 농민들이 안심하고 우량종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종묘의 질적 향상을 기하는 동시에 신품종을 육성한 민간육종가의 권익을 보장해 줄 것을 건의하였고, 1965년 8월에 ‘한국종묘생산협회’로 개편되었을 때 초대 회장으로 선임되어 우리 종묘업계를 주도하였습니다. ‘흥농’은 그해 10월 본사 사옥을 신축, 종자 관리와 발아시험, 포장 및 입·출하 작업의 모든 시설을 기계화, 보증 종자의 신속 정확한 공급 체제를 갖추었고 ‘흥농’, ‘불암’, ‘대풍’ 등 3개 품목을 특허법에 의해 상표등록을 하였습니다. 당시 흥농이 개발한 교배종 중에서 특별히 인기가 있었던 종자는 ‘불암 신 1호 배추’와 ‘대풍배추’, ‘내병 불암 3호 배추’로서 흥농이 배추 종자 시장을 석권하게 만들어 준 품종들이었다고 합니다. (같은 책 109~16, 137~42쪽 참조)
1957년의 첫 품종 이후 1998년까지 이 회장의 주도 하에 흥농이 육성 개발한 채소 신품종은 486개에 달하여 계절에 관계없는 고품질 신선 채소의 생산과 이를 통한 식생활 개선 및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특히 웅성불임성을 이용한 ‘불암대형봄무’(1966년)와 ‘불암하우스풋고추’(1968), 종간 교잡종으로 개발한 ‘불암사철애호박’(1972) 등은 세계 최초로 발표된 것이며 ‘새마을금장고추’(1973), 포항 채종농장에서 1966년에 개발한 ‘여의주황양파’, 1970년에 개발하여 1975년부터 보급한 ‘흥농 백다다기오이’ 등은 그분이 자랑스럽게 생각한 우수 품종들이었고 1991년에 개발한 유채 F₁품종은 세계시장에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었습니다. (1999년에 작성한 흥농종묘주식회사 소개 자료 참조)
이 회장은 어려운 자금사정과 시설자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형편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쓰다버린 콘셋을 하우스 자재로 이용하는 등 창의력을 발휘하여 육종 하우스와 그물망실을 확장하는 과감한 투자를 계속하였습니다. 1969년에 추가로 홍성에 채종관리소를, 1971년에 장항에 화훼연구농장, 입장에 과수묘목생산농장, 천안과 안성에 채종관리소를 차례로 개설하였고 10년이 넘은 연작장해로 연구농장으로서의 기능에 한계가 드러난 불암농장을 대치하기 위해 1970년에 조치원에 하천부지 5만 평을 매입, 3년간 토양개량을 해서 ‘조치원 육종연구농장’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후에 흥농이 개발한 주요 품종은 ‘태백무’(1974)와 ‘총각알타리무’(1975), ‘홍일품고추’(1983), ‘금싸라기은천참외’(1985) 등이 있습니다. 이 회장은 1976년에 흥농의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 1977년에 서초동으로 사옥을 새로 지어 이전하면서 일관 자동시스템의 정선, 포장 공장과 항온항습창고를 지었고 1978년에 조치원육종연구농장 본관을 신축, 무균실, 도서실, 대강당을 마련하였으며 1982년에는 국내 민간 종묘회사로는 처음으로 4억 원을 들여 인공기상실을 설치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종자·종묘산업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데 밑거름이 된 이러한 과감한 개척정신의 연구개발 투자는 그분이 아니었다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의 책 162~229쪽 참조)
- 기자명 농수축산신문
- 입력 2010.07.14 10:00
- 수정 2015.06.26 16:49
- 댓글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