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 : (위로부터)
- 훈춘수산물가공수출특구 내에 위치한 BBL공장 전경.
- 연길 화룡시에 위치한 룡강촌수산품가공유한공사 입구와 명태 건조장 모습.
- 홍게를 손질하는 BBL 작업장 내부
- 훈춘 소재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마른 명태 등 건조 수산물.
(하)중국시장이 변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빨라지면서 소비대국으로 급변하고 있다.
수산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와 다른 새로운 소비패턴을 보이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달라지고 있는 중국 수산업 현장을 들여다봤다.
# 마른 오징어, 꽃게 수요 늘어
중국 수산물 소비시장의 변화 중 하나는 건제품의 증가이다.
중국에서 음식은 튀김과 볶음으로 대표되곤 했지만 최근 3~4년 사이에 마른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른 명태, 마른 오징어는 물론 최근에는 마른 낙지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었다. 훈춘, 연길의 시장과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한글이름이 적힌 포장상품을 발견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특히 마른 명태는 이미 대중적이라 할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상품이 매대에 올라와 있었다.
기자가 만난 훈춘지역에서 가장 큰 수산물가공수출입업체 중 한 곳인 Y사의 대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뉴질랜드 등 여러 곳의 오징어와 낙지의 건조 방법과 건조 후 품질에 대해 국내 수출업체들에게 알아보고 있었다.
오징어와 낙지뿐 아니다. 제철을 맞은 꽃게도 최근에는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불과 몇 해전만해도 국내 꽃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북한이나 중국에서 수입을 했었지만 북한과의 거래가 막힌 상황에서 도리어 중국에 수출을 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홍중표 강동수산주식회사 회장은 “4년 전부터 중국이 마른 오징어를 먹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꽃게를 찾고 있는 등 중국의 수산물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며 “지금은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중국이 좋아 대중국 꽃게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인건비 꾸준히 올라
중국도 최근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불과 4~5년 사이에 인건비가 무려 2배 이상이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농촌공이라 불리는 지방 농촌의 인력들이 대도시 건설 붐을 타고 도시로 빠져나감에 따라 인력 품귀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이 같은 인력부족에 대한 기사나 만평이 자주 실리고 있다.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로 훈춘특구를 제시하고 있다. 북한의 노동력을 들여와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나 동남아시아 등지의 인력을 통한 해결은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중국의 정책 당국이나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 모두가 우려하는 부분이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문제이다.
이와 더불어 인력의 이동문제도 있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설이 지나면 고향에 갔던 농촌공들이 돌아오지 않아 새로 인력을 충원하고 교육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는 업체들이 많다. 각자 지역에서 급여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곳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를 지급했던 공장에서는 일손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훈춘수산물수출가공특구에 진출해 있는 남경물산의 신성훈 기술이사는 “중국시장은 가능성이 크지만 접근에 배타적인 성향이 있어 어려움이 있다”며 “최근에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도 커지고 있어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구상 중이다”고 밝혔다.
# 거대 소비시장으로서의 가능성 여전
하지만 중국시장은 여전히 가능성이 큰 마켓이다.
훈춘수산물수출가공특구에서 홍게 가공 수출을 하고 있는 국내 투자회사 훈춘BBL수산품가공유한공사는 연간 1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중국에서 가공을 해 우리나라나 미국 등지로 수출을 했지만 현재는 중국 내수의 마진이 더 높다. 한국이나 미국에 수출을 할 경우 관세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중국 내수시장에서 수산물 수요가 늘면서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업체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되고 있다.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이나 ISO9000 등 식품안전성 검사는 국내 수출입업체들에게 있어서는 기본적인 상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영철 훈춘BBL수산품가공유한공사 회장은 “중국인구가 1인당 1개씩만 소비해도 13억개 이상의 상품이 팔리는 셈이 되는 등 엄청난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시장에서 운송비와 인건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훈춘의 경우 운송비의 절감이 예상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인건비의 부담은 무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신 회장에 따르면 중국 인건비는 아직은 한국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최근 7~8년 사이에 2~3배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에 있어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 북한과의 교역도 신경써야
북한과의 교역도 중요해진다.
최근 단절된 북한과의 국교는 국내 수산업뿐 아니라 경제구역의 축소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과의 교역을 통해 우리나라는 중국 동북3성에 대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시장 진출이 보다 용이해짐은 물론 북한에서의 입지도 곤고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들은 중국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중국은 북한을 통한 수산물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가공하고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특히 조선족을 중심으로 이러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또 우리나라가 북한과 국교가 단절됨에 따라 북한 수산물이 중국을 통해 중국산으로 수입되는 등 유통단계만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홍창복 중국 화룡시룡강촌수산품가공유한공사 총경리는 “러시아 명태가 북한을 통해 중국에 들어오면서 중국에서는 건조 · 가공해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