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어류양식의 새로운 패러다임
- (하)바다송어, 그 가능성과 과제
연중양식이 가능하고 어병피해가 거의 없으며 친환경생태양식도 가능해 어가 만족도도 높은 바다송어 양식. 이에 따라 양식을 희망하는 어가도 늘고 있으며 그 시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바다송어 양식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지난 3083호에 이어 바다송어 양식의 가능성과 남겨진 과제를 점검해본다.
#품질, 가격경쟁력에 판로까지
국내 연어·송어 수요는 연간 1만5000톤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국내에서 생산되는 양은 연간 3000톤에 불과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바다송어는 연간생산량이 20톤에 지나지 않아 생산증대를 통한 새로운 소득원으로 개발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연어·송어는 횟감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공용으로 대형유통업체에 납품되거나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공급된다. 따라서 산지, 마트 등에서 활어로 유통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냉동이나 냉장상태로 수입되는 게 대부분이다. 맛과 선도가 떨어짐에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양이 턱없이 부족해 수입을 하다 보니 어쩔 수없이 냉동이나 냉장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수입 냉장 연어·송어의 국내 유통가격은 kg당 1만2000~1만5000원선이며 냉동 역시 7000~8000원선으로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항공을 이용한 운반이 대부분을 이뤄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는 까닭이다. 반면 국내 바다송어는 육로를 통한 활어유통도 충분히 가능한 가운데 수입냉장과 비슷한 가격인 kg당 1만2000~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해 유통할 수 있기 때문에 맛과 선도면에서도 앞설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대형유통업체와의 계약, 해외바이어들의 관심 등 판로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생산기반만 충분히 갖추게 된다면 그 미래는 밝을 전망이다.
#제도적 지원과 투자 필요
이 같은 밝은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바다송어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대량생산을 위한 시설 규모화, 현대화, 순치장 건설 등이 그것이다.
전남 고흥군 하화도 인근에서 바다송어 가두리양식을 하고 있는 박규순 바다수산 대표는 올해 입식량을 지난해 1만미대비 5배가량이나 늘려 집중적인 투자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바다송어산업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송어가 민물고기로 인식돼 주로 산지에서의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보완, 가공공장을 건설해 수출시장으로의 진입을 구상하고 있다. 또 수온이 20℃이상 오르면 보관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해결, 연중출하가 가능하도록 육상 보관수조를 건설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가 대부분 정부지원없이 민간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어 양식어업인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가두리 시설을 교체해 원형이나 팔각형구조로 바꾸고, 보다 크게 만들어야 3kg이상 크기의 바다송어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지만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 망설여왔다”며 “여기에 순치장, 육상보관수조, 가공공장까지 감안해야 하는데 정부지원은 매칭펀드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영호 전라남도 해양수산과학원 고흥지소 박사도 “활어, 가공까지 고려하면 바다송어로 연간 1조원 이상의 시장규모가 예상되며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며 “가두리어업권 확대, 산지가공공장건설, 원형이나 팔각형 내파성 가두리양식시설확충 등 양식어가를 늘리기 위한 제도적 지원과 대기업의 참여를 통한 규모화와 투자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전 박사는 이어 “외국산 송어의 사료계수가 1.0인 반면 국내산은 아직 1.5나 돼 사료계수를 낮출 수 있는 기술적 노력이 제도적 지원과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해관계자들의 협력도
산업계 내부의 노력도 요구됐다.
‘내수면 송어와 바다송어의 시장 세분화’, ‘출하시기 조절을 통한 수급 안정화’, ‘이해관계자들의 협력’ 등이 그것이다.
손인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송어담당 연구원은 “유통, 보관 등의 문제로 내수면 송어는 대도시 등 소비지에서 판매가 곤란한 반면 바다송어는 소비지 일반 횟집에서의 판매가 용이한 특징을 지닌다”며 “내수면 송어와 바다송어는 각각 특성에 맞게 시장을 세분화해 불필요한 과당경쟁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바다송어는 11~12월에 입식해 5~6월에 일괄출하하기 때문에 홍수출하에 의한 가격폭락 등의 우려가 있다”며 “크기별, 단계별 출하와 육상수조를 통한 연중출하 등 출하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수급이 안정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송어는 내수면 송어와 달리 순치장으로 이동, 해상가두리 입식, 육지로 출하 등의 과정을 거치게 돼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발생하고 있으며 치어가격, 사료가격 등도 풀어가야 할 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육상에서 육묘를 생산, 치어를 순치해 바다에 입식해야하는 바다송어업계에서는 내수면 송어종묘업계와의 가격과 물량 계약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손 연구원은 이에 대해 “담수어 이동, 순치장 입식 등과 관련된 비용은 한국송어양식협회 자조금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으며 치어와 사료의 가격상승 문제는 계약거래를 통해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바다송어를 양성해 송어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내수면 송어종묘업계, 해상가두리 양식업자, 사료회사, 유통·가공업체, 기술지원을 맡고 있는 전남해양수산과학원 고흥지소 등의 협력을 통한 계획생산과 명품송어 브랜드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부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