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인 세미니스, 신젠타, 사까다 등이 국내에 진출한 이유도 국내 육종수준이 세계적인데다 지리적으로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기 유리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약 400억~500억 달러로 추정되며, 이중 채소종자만을 볼 때 약 28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서 아시아 채소종자 시장은 11억달러 수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아시아 채소종자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을 교두보로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각업체들이 주로 수출대상으로 삼고 있는 나라는 일본을 비롯 중국,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이며, 이를 중심으로 유럽·중남미 등으로 대상국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일본에 주로 수출하고 있는 품목은 "무"로 지난해 수출품목 중 가장 많은 638만8539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일본에서 유통되고 있는 무의 상당수가 한국 종자인 셈이며, 그만큼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일본시장의 경우 국내보다 판매가가 2배이상 높아 가격경쟁력도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인도지역의 경우는 고추와 양배추 종자에 대한 현지 반응이 상당히 높다는 것.
이와함께 중국지역 진출도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와 기후가 비슷한 지역의 경우 국내에서 파종가능한 종자를 그대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일본지역의 경우 기후차이 때문에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부러 이 곳에 맞는 품목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곽용운 흥농종묘 해외영업부장은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종자는 현재까지 일본 종자보다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현지 품종보다 최고 20배가량 비싸게 팔리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무, 배추, 고추의 경우 한국종자의 브랜드 파워가 단연 1등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이 다국적기업들은 한국 종묘사들이 갖고 있는 육종노하우로 아시아 지역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는 한편 한국을 수출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흥농과 중앙을 인수합병한 세미니스는 경기도 오산지역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SKOC(Seminis Korea Operation Center)를 신축, 오는 9월에 완성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항온항습시설과 정선시설, 포장시설 등을 구비하고 아시아 지역의 물류 중심기지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이 기지가 완공되면 흥농과 중앙종묘를 중심으로 수출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젠타 종묘도 최근 오산연구소에 인공기상실과 병리연구실을 신축하고, 아시아지역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족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농우바이오 역시 북경세농종묘유한공사와 농우씨드아메리카, 코리아나씨드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지사를 두고, 수출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같이 종자산업의 해외진출이 청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소수 업체외에는 현지 가격, 선호품종 등 시장분석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수출하는 경우도 많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해외시장에서도 과거 국내시장에서 성행돼 온 제살깎아먹기식 덤핑수출을 답습하려는 조짐도 선결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효근 서울대 원예학과 교수는 “국내 농산물 중 가장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바로 종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지금부터는 수출상품의 포장디자인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어야 하며, 수출협의회를 운영해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시장질서를 유지하고, 수출시장과 품목을 다변화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희 sanghui@aflnews.co.kr "
- 기자명 최상희
- 입력 2001.03.21 10:00
- 수정 2015.06.2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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