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도농가, 생산비 절감 아이디어 ''주목''
- 농업 총수입 높이거나 경영비 낮추는게 ''지상과제''

한·EU,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와 더불어 한·중 FTA협상 개시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농업은 시장 개방의 파고를 헤쳐 나갈 요원한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높은 생산비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농산물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어 생산비 절감은 곧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영위할 수 있는 하나의 해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의 가격 경쟁력은 절대적으로 비교열위 상태이다. 높은 지대와 고임금 등 자원부존구조의 특성상 고생저비(高生産費)의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농업 총수입을 높이거나 농업경영비를 낮춰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실제 농림수산식품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1997~2008년 10년간 농업 소득율(경영이익/총수입 비율)은 56.7%에서 37.4%로 하락했다. 농업 총수입은 연평균 3.32% 씩 늘어났으나 농업경영비는 연평균 7.21%씩 증가해 결국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늘어나는 생산비를 줄이기 위한 농업계의 움직임은 선도농가를 중심으로 조용하게 일고 있다.

- 고유가시대···호접난, 공중 재배 이동식 베드 설치
- 난방 · 연료비 年 25% 절감 · 재배면적 추가 활용
- 과학적 기술농업 접목···온도 · 토양수분 적정 관리
- 천적 방제로 생산량↑ · 살균제 필요없어 소득 향상

# 이동식 베드로 난방· 연료비 절감
고유가 시대는 시설 재배를 하는 화훼농가에 치명적인 생산비 상승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경기 화성시에서 호접난을 재배하는 ‘세제난원’은 이동베드 설치로 연간 25%의 난방 연료비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호접란은 생육 온도 26℃이상의 고온 작물로 난방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난방비 절감을 위해 기존 공간의 하우스 통로를 이용, 이동베드를 설치해 시설비와 연료비 절감을 통한 경영 효율을 높였다.

기존 시설에 공중 재배 이동식 베드를 설치함으로써 재배 면적의 25%를 추가 활용, 단위 면적을 최대한 이용해 연간 1억2000만원의 매출 증대 결과를 얻었다. 또한 기존 난방 공간을 활용해 연료비를 25% 절감함으로써 가격 경쟁력도 확보됐다. 더불어 시설 설치로 감가상각비와 연료비를 연간 2360만원 절감해 기존 재배 방식보다 매출이 20% 증대됐다.

박정근 세제난원 대표는 “철저한 경영관리로 연중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농자재 비용 등 생산비 특히 연료비 상승으로 경영악화가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이동식 베드 설치로 재배 면적을 늘리는 한편 난방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시설 하우스 토양, 환경 개선...고소득 창출
시설하우스 재배는 어디에서나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보온에 따른 연료비와 자재비 상승, 재배연수 경과로 인한 연작 장해, 또 하룻밤 사이 저온과 한 낮의 고온으로 인한 생육장해 등 불안한 환경의 연속이다.

그러나 상주시의 오이 시설 재배농가는 이러한 악조건을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 현장기술지원팀과 함께 개선해 소득 증진과 더불어 비용절감에 성공했다.

우선 토양의 이화학성 개선을 위해 시비처방은 완숙퇴비, 볏짚, 석회 등 토양개량제 등을 고루 뿌리고 20cm이상 깊이 갈아 토양을 건전하게 조성해 줬다. 시설 내 환경 관리는 현장센서를 설치해 온도, 습도, 광, 지온, 수분 등을 최적조건에 맞도록 관리했다. 온도는 3단계로 주간 22~28℃, 야간에서 해뜨기 직전 10~15℃로 유지시키고 바깥온도가 30℃이상이 되면 부직포로 차광해 온도를 3~5℃ 정도 낮췄다.

광 관리는 자연광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비닐을 3중으로 했으며 지온은 18℃내외로 유지되게 볏짚을 이용했다.

토양 수분은 점적 시설과 수분 측정기를 이용해 영양생장기, 생식생장기의 수분을 달리했고 시설 연작 장해지선충을 포함한 병충해 경감을 위해 토양열 소득으로 예방했다

이에 2010년 공동시술개발에 참여한 5개 농가들은 시설하우스 면적 총 2만6000㎡, 호당 평균 5000㎡ 재배에서 조수익이 10a당 3750만원에 상당하는 총 9억7480만원, 호당 평균 1억9500만원을 기록했다.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비료관리과 관계자는 “참여 농가들이 처음에는 번거롭게 여겼으나 정확한 측정 자료를 이해하면서부터는 과학적인 기술농업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며 “특히 저온, 고온, 토양수분의 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유류비 절감 효과와 고품질 수량을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 고추해충 천적 이용...살균제 비용 ‘제로’
시설에서 재배되는 고추에 농약 대신 천적을 이용해 해충을 방제함으로써 생산량도 늘리고 살균제 사용이 전무하다보니 소득도 향상 시킬 수 있다.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서 660㎡하우스 10동의 규모를 갖고 있는 송점식 씨는 20년 이상 병해충 방제에 농약을 사용했다. 어느 날 약제 살포 도중 농약 중독으로 병원에 이송된 송 씨는 농약에 대한 거부 반응으로 몸에 이상 증상이 생겨 더 이상 약제 살포를 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유기농법을 선택했다. 그러나 유기농 자재들은 방제효과가 낮아 생산량과 소득이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시설 고추에 발생하는 해충별로 예찰 방법과 적용가능 천적 선발, 천적 투입시기 및 투입량, 천적 투입 후 관리방법 등을 개발해 투입비용을 줄이고 방제 효과를 높였다.

반촉성 재배 고추 포장에 발생한 진딧물은 주로 복숭아혹진딧물과 목화진딧물이며 발생시기는 4월 중순부터 시작해 10월까지 발생한다. 이에 천적인 콜레마니진디벌을 봄에 2회, 가을에 1회 방사하는데 ㎡당 2~5마리 방사했다.

총채벌레는 4월 하순경부터 시작해 작기 종료까지 발생함에 따라 천적인 미끌애꽃노린재를 이용했고 4월 상순과 5월 상순에 ㎡당 3마리 정도 방사했다. 이처럼 가루이, 담배나방도 천적을 이용해 방제함에 따라 효과는 최대한 높이는 반면 농약을 살포하지 않아 비용도 아낄수 있었던 것이다.

송 씨는 “농약 방제보다 천적 방제는 비용면에서 2배정도 높지만 살균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다보니 결과적으로 농자재 비용이 50% 이상 절감된다”면서 “특히 친환경으로 재배되다보니 소득도 일반농산물 보다 제법 쏠쏠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잎응애와 담배가루이는 4월 하순에 지중해이리응애를 ㎡당 38마리 방사하고 발생 상황을 보고 5월 하순에 또 한 차례 방사하면 된다”며 “해충 방제를 위해 이들 천적을 모두 활용한 결과 방제비용은 660㎡ 기준 48만1000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최근 농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생산비 절감을 위해 선도농가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재배 효율을 올리고 있다. 과학적 영농과 함께 이동식 베드 설치로 연료비, 생산비 절감을 실천하고 있는 박정근 세제난원 대표(관련사진 2,3)와 천적을 이용해 살균제를 전혀 살포하지 않는 송점식 씨(관련사진 4,5) 그리고 시설하우스 토양, 환경 개선으로 고소득을 창출하는 상주 오이 시설재배(관련사진 1)농가들이 눈의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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