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시장도매인제, 가락동의 뜨거운 감자
(중)시장도매인제를 둘러싼 갑론을박
(하)어떻게 추진해야 하는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는 방안과 관련 서울시농수산물공사와 도매시장법인이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경매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가락시장에서 드러난 파행 운영을 거래제도를 바꿔 바로잡겠다는 게 서울시공사의 입장이며 도매법인은 경매제도의 공익적 기능을 무시하는 처사라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법인, 수집기능 제대로 못한다?
현행 경매제도에서는 법인은 수집을, 중도매인은 분산기능을 담당하도록 돼 있지만 그동안 도매법인이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매법인의 수집기능은 상당부분 축소됐으며 앞으로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도매법인에서 수집하는 물량은 전체 반입물량의 반 정도로 이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은 수입이나 가공물이어서 이미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경매를 거치지 않고 정가수의매매로 거래되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수입물량과 가공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생물 등 원물거래가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도매법인이 수집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니세 서울시공사 수축산팀장은 “산지에서부터 산지중매인이 물건을 수집하고 마진만 보장된다면 법인이건 소비지중매인이건 구분 없이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며 “선어는 이미 산지에서 가격이 결정돼 있고, 냉동은 도매시장 경매가 유명무실하고, 활어나 패류도 주재가 개입하고 있어 현재는 형식적인 경매만이 진행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동원 수협 가락공판장 판매차장은 이에 대해 “법인의 수집기능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나 수집기능을 분명히 수행하고 있으며 경매제의 투명성과 공익성이 간과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경매제도 개선으론 안 되나?
도매법인의 수집기능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중도매인이 산지와의 정가수의 거래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상황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시장도매인제가 돼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기존 경매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해 현실에 맞게 운용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무작정 도입만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닌데 충분한 개선 노력이나 검증도 없이 경매제의 장점을 묵살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장도매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음성적인 거래 병폐문제도 지적된다. 준거가격없이 판매 결정권이 중도매인에게 넘어가면 선도가 생명인 수산물 생산자는 끌려갈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될 것이란 것이다.
또한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한 이후 생산자나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도 도입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도매법인으로 제대로 안 되던 것이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면 잘 되겠느냐”며 “경매제를 고집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시설, 제도, 상황, 운영자의 자세나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한 연후에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꿔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도입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