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촌관광이 해마다 신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산업적 접근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부의 어촌관광 활성화 정책으로 숙소 등이 건립됐다 하더라도 사후관리가 미흡해 만족도가 낮고 시설이나 마을의 청결수준이 도시 소비자들의 요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어촌관광도 하나의 산업으로 접근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집객효과를 위한 시설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어촌관광 기반은 ‘어업’
어촌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업을 기반으로 한 해당 지역만의 특성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어촌관광 자체가 체험 등 어촌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 또한 해당 지역의 어업 기반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어업이 기반되지 않은 어촌지역 관광은 해당 어촌에서 비용만 발생할 뿐 수익과 전혀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빙어축제나 갯벌체험, 머드축제 등 성공사례로 꼽히는 경우는 모두 어업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체험에서 식사, 숙박 모두 해당 지역의 특산물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성애 KMI 선임연구위원은 “어촌관광은 어업외 소득을 높이는 하나의 부업이기에 해당 마을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제주 올레길이나 대부도 해솔길 등으로 관광객이 어촌을 찾을때 이를 어촌관광과 연계시킬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어업을 기반으로 두고 지역에 따라 어촌관광을 특성화할 것인지 아니면 어업으로 특성화할 것인지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려낼 필요가 있다”며 “완도처럼 양식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지역을 굳이 관광과 연계시킬 필요가 없겠지만 어가소득 중 어업소득의 비중이 낮은 지역은 어촌관광 활성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사람’이 성공의 핵심
어촌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선 다른 무엇보다 사람이 성공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이승우 KMI 선임연구위원은 ‘어촌체험마을발전대책’이라는 주제의 연구보고서에서 해당 지역의 어촌계장 등 리더의 강력한 리더십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어촌계를 중심으로 한 강한 결속력이 어촌관광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된다고 밝혔다.
어촌관광사업은 일반 기업과 달리 마을 전체의 사업인터라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하기 쉽고 구성원간의 반목이 있을 경우 어촌관광사업의 실패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이를 해소키 위해 어촌관광을 담당할 사무장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에 대한 교육이 지속적이고 철저하게 이뤄질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수년간 어촌체험관광 활성화와 관련한 연구를 위해 수많은 어촌계를 다녀본 결과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촌계장의 리더십이나 마을사람들의 결속 등 무형자본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며 “어촌공동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되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 리더와 협력적인 주민, 사업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사무장의 역량을 함께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낙연 강원도 삼척시 장호1리 어촌계장은 “어촌계장이 매월 1회 이상 교육을 받아 강의에서 배운 내용들을 계원들에게 항상 전달하다보니 이제는 체계가 많이 잡힌 편”이라며 “어촌관광사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일회적인 교육보다는 장기간을 두고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형태의 교육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비수기 돌파구 마련해야
어촌관광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관광의 비수기에 집객할 수 있는 돌파구 마련이 사업초기부터 고려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어촌마을을 포함한 바닷가는 겨울이 되면 비수기로 접어들어 관광사업이 급격히 둔화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체험마을의 경우 기온이 낮아지면 사실상 체험이 불가능하며 이에 따라 관광사업을 위한 시설들이 거의 가동되지 않아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사전에 관광 비수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불필요한 손실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것이다.
강 계장은 “6~9월과 12월 말은 체험마을사업의 최대 성수기이라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10~12월과 1~6월의 비수기에는 방문객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며 “이를 해소키 위해 10~11월은 대구낚시체험, 나머지 비수기에 집객을 할 수 있도록 축제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4계절 음식문화가 매우 뚜렷하고 어촌지역의 경우 특히 겨울에 생산되는 특산물을 활용한 요리가 매우 발달해있다는 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먹거리’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갈 만큼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 향토음식 먹거리 체험이나 겨울철 김 말리기 체험, 매생이 수확체험 등 음식과 관련된 것을 관광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비수기에 대한 대책과 함께 고민돼야 하는 사항으로 사후관리가 손꼽히고 있다.
어촌관광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지지부진 한 곳은 대부분 관광객에 대한 바가지 요금이나 서비스 불만, 관리 미흡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어촌계의 경우 사무장이 방문한 고객에 대한 고객카드를 작성해 선호하는 음식이나 습관 등을 꼼꼼히 기록해두고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었다”며 “이처럼 한번 찾은 소비자들에 대한 관리를 보다 철저히해야 2차, 3차 방문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