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도그룹의 진도군 투자는 취약한 국내 전복 가공·유통구조를 무너뜨려 중장기적인 발전가능성을 봉쇄할 우려가 높다는 주장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면적이 좁고 규모 또한 영세한 형태가 대부분이라 대자본의 전복시장 진입으로 유통구조가 뒤흔들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국내 전복시장이 중국에 의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복양식어가를 비롯한 유통업계 관계자, 전문가 등은 중국 장자도그룹의 전복산업진입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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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자본, 전복산업 뒤흔들 것

장자도그룹은 대기업으로 거대자본이 국내 전복시장에 진입할 시 초기에는 어민들이 소득을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전복유통시장을 점진적으로 잠식, 중국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산업이 된다는 주장이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추구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집중적인 자본을 투입해 국내 유통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종국에는 장자도그룹이 매입량을 조절해 국내 전복가격이 움직이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불어 전복양식어가에서 적절한 출하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장자도그룹이 제시하는 조건에 맞춰 생산해야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이승열 한국전복산업연합회장은 “국내 전복 가공·유통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전에 해외대기업이 뛰어든다면 먼저 전복 유통업계가 고사하게 되고 그 이후 점진적으로 어민들에게 그 여파가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대기업이 수산업계에 진출하는 것이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지 모르나 중장기적으로 어민들은 건실한 자영업자에서 장자도그룹의 조건에 따라 생산하는 소작농처럼 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 수산물류허브 성장가능성 꺾일 수도

국내 수산업계는 생산의 선진화와 함께 동북아 수산물류허브로 성장해야 하는데 장자도그룹이 국내산 전복유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산물류허브화를 추진할 시, 국내 산업의 성장가능성이 꺽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매력이 큰 도시가 서울에서 비행거리 1시간 반 이내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전략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성장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투자효율성이 높은 사업을 스스로 단념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쾌 부경대 교수는 "카길 등 곡물메이저사가 세계 곡물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생산이 아닌 유통과 물류를 쥐고 있기 때문"이라며 "베이징, 상하이, 서울, 도쿄 등 구매력을 갖춘 대규모 수요처가 밀집된 동북아시아에서, 우리나라는 물류허브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장자도그룹이 진도투자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진입할 시, 우리나라는 자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꺾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자도그룹의 국내 진출로 인해 아직 제대로 기반을 확립하지도 못한 국내 전복가공업이 붕괴할 우려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은 가공인데 유통·가공이 중국중심으로 이뤄지게 되면 부가가치 역시 중국에게 넘어 갈 수 밖에 없다"며 "현 상황에서는 중국 대기업의 국내 전복시장 진입시 국내 기업의 고사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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