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배추, 무 시세가 평년보다 좋다보니 추비를 뿌려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농가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비료 판매량도 늘어났죠. 애지중지 농산물을 돌보는 게 농업인들의 참모습 아닐까요.”

강원 횡성 출신인 김정기 동부비료 대관령대리점 대표는 “시세 하락으로 인해 운송비 조차 건지기 어려워 내팽겨지고 폐기되는 농산물을 볼 때면 가슴 한편이 아려왔는데 올해는 이곳 고랭지 지역이 활기를 띈 한해가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농가들이 지난 8월 들어 한포기 배추, 무라도 출하하기 위해 차량으로 매일같이 안반데기를 오르는 모습을 본지는 최근 몇 년간 드물었다는 것이다.

외상이 많이 쌓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일 꼭 비료를 안반데기로 올려 달라는 농가부터, 비가 안와 애들이 축 쳐졌는데 이를 어쩌냐고 문의하는 농가 그리고 각 지방의 도매시장 시세를 물어보는 농가에 이르기까지. 올 고랭지 농업은 그야말로 시끌벅적 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대표도 정신없는 여름철을 보냈다. 비료 도매업은 물론 기비가 되는 계분 판매업그리고 산지수집상까지, 3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쉴틈없이 전화가 걸려오고, 찾아왔다는 것이다.

“봄에는 기비를 목적으로 계분을 주문하는 농가들이 많죠. 삼척시 도계읍 양계장에서 가져와 판매합니다. 또 초 여름에는 무, 배추 밭을 포전거래하기 위해 대관령 일대를 돌아다닙다. 이게 저의 일상이였죠. 그러나 올해는 추비를 주문하는 농가들이 많아 대리점을 비울시간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시세가 오르면 농가들은 더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통이 굵은 배추, 매끈한 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배추가격을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말이 참 많았다”며 “농가들이 좋은 가격에 농산물 팔고 싶어하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이고 소비자들은 고품질 농산물을 구매해 건강하게 먹으면 둘 다 좋은 거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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