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까지 학교와 학원생활을 전전하는 우리의 중·고생들. 밥 한 끼 제대로 먹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아침밥을 챙겨먹고 가는 학생은 더더욱 드물다. 경기도에선 요즘 교육감의 공약으로 등교시간을 30분 늦춰 9시까지 학교를 간다지만 그렇더라도 ‘아침밥’을 꼼꼼하게 챙겨먹는 학생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학교 내 매점이 있는 경우는 잠깐의 쉬는 시간에 ‘페스트 푸드’나 ‘과자류’, ‘음료’ 등으로 배고품을 달래기 일쑤다. 그러나 그마저도 없는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허기진 배를 달래며 점심시간만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침밥을 먹고 등교를 한다 해도 2교시를 지나 3교시 때부터 배가 고프긴 마찬가지이다.
학부모 입장에서 우유급식을 하지 않은 학교가 ‘야속’하기까지 하다.
학교 우유급식은 이처럼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한 가장 좋은 영양공급원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위생관리의 어려움, 교사들의 업무 부담 등의 이유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우유급식률은 53.1%로 초등학교가 82.2%로 가장 많고, 중학교 37.2%, 고등학교 25.1% 순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초등학교에서는 우유 급식이 이뤄지고 있지만 한창 성장해야 하는 중·고등학교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칼슘 섭취량은 필요량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1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10~18세 청소년의 1일 평균 칼슘섭취량은 522.3mg으로 권장량의 59.8%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우유 급식만 제대로 이뤄져 하루에 우유 1잔(200㎖)씩만 더 섭취해도 이같은 영양불균형 문제는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유 급식의 확산은 생산농가나 유업계 입장에서도 원유시장의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오랜 숙원사안이다.
특히 최근 우유재고량이 11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기존 시장의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2013년 현재 학교우유급식에 사용된 전체 원유량은 13만 5000톤. 평년 우유 재고량이 6만톤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우유 급식만 제대로 이뤄져도 매년 반복되는 우유 수급 불안 문제는 사실상 해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학교우유급식이 10%만 늘어나도 1일 약 150톤의 원유를 더 소비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학부모는 물론 칼슘부족에 허덕이는 학생들을 위해, 또 생산농가와 유업계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 차원에서도 중·고교 우유급식은 적어도 초등학교 수준으로 확대돼야 한다.
우리보다 앞서 우유급식을 실시해온 일본은 이미 90%이상의 급식률을 자랑하고 있다.
학교급식과의 통합방안, 지원대책, 인식개선 등 그동안 논의된 방안등을 총망라해 대책을 강구할 때다.


최상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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