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을 타고 ‘한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찾은 4500여명의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3000여 마리의 치킨을 동시에 먹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중국 광저우에 있는 건강식품 판매업체 ‘아오란 그룹’ 임직원 6000명 중 4500명이 한국을 방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유명해진 치맥(치킨과 맥주)을 본 고장에서 먹어보는 이벤트였다.
단일 방문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120억원의 경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치킨을 ‘한식’이라고 할 순 없지만 최근 중국에서 불고 있는 ‘치맥 열풍’은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인 것은 분명하다. 한식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뿐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한 식당 개수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식재단이 지난해 조사한 ‘글로벌 외식 및 한식산업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 북경 내 한식당은 2009년 1981개에서 2012년 2912개로 931개나 급증했으며, 싱가포르도 최근 5년간 한식당이 50여개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방콕에는 110개, 자카르카 200개, 뉴욕 250여 개, LA 830여개, 파리 80여개의 한식당이 운영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한식당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최근 웰빙바람을 타고 계절밥상, 올반, 자연별곡 등 한식뷔페가 전국적으로 80여 곳이나 생기는 등 그야말로 ‘폭풍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최근 외식 전문가들이 뽑는 레스토랑 랭킹 리스트인 ‘코릿(KOR EAT)’의 100대 한국 맛집 탑 10 중 4곳이 ‘모던 한식’으로 나타났다. 1위는 밍글스, 2위는 정식당, 3위는 스와니예, 10위는 라연 순이었다. 강민구 세프가 서울 논현동에서 운영중인 ‘밍글스’는 최근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15위에 올라 또 한번 찬사를 받았으며, 임정식 셰프가 서울과 뉴욕에서 운영 중인 ‘정식당’은 뉴욕점이 미슐랭 2스타를 획득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이달 초 ‘미식가들의 성서’로 불리는 ‘미슐랭 가이드’가 한국판을 출시하겠다는 소식도 들렸다. 올해부터 평가를 시작해 내년에 아시아에선 4번 째로 미슐랭 가이드를 펴내겠다는 계획이다.
한식에 대한 관심은 한국 외식기업들의 해외 진출로 이어지고 있다. CJ비비고 레스토랑의 경우 현재 미국, 중국 등 모두 9개 나라에서 13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음식 한류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한식에 대한 관심이 산업화로 이어지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을 것이다. 한식에 대한 최근의 관심이 한 순간의 ‘열풍’이 아닌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지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식의 더 맛있는 진화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