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6차산업화! 박근혜 정부 농정의 핵심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농업의 6차산업화는 전 정권에서도 중점을 둔 과제 가운데 하나였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6차산업화를 농정의 핵심과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자 농업계에서 말이 많았다. 새로운 것도 아닌데 마치 자신만의 등록상표인양 떠들어 댄다는 비아냥거림도 있었고, 어찌됐든 6차산업화는 우리 농업이 지향해야할 방향이라는 말까지.
  박근혜 정부가 6차산업화 깃발을 높이 치켜든 지 3년이 훌쩍 지났다.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성과가 무엇이냐는 비난성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정책당국은 뭔가에 쫓기는 분위기다. 그 뭔가는 바로 성과이다. 3년이나 지났으니 성과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과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정책당국의 쫓김이 서로 상존하고 있다.
  우리 농업을 둘러싼 환경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잠시라도 곁눈질을 하노라면 낙오자가 될 정도로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동안 선진농업국과 체결한 FTA(자유무역협정)로 관세를 물지 않고 수입되는 농축수산물이 부지기수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빨리 성과를 내야한다는 조급증을 떨쳐버릴 수는 없다. 하지만 서둔다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일본 오야마농협은 6차산업화의 효시로 불린다. 우리의 새마을운동과 함께 태동한 농촌의 가내수공업 육성이 6차산업화의 효시로 불리기도 한다. 일본의 한 전문가가 국내 세미나에 참석해 자신들의 6차산업화는 한국에서 본뜬 것이라고 했다는 얘기도 있다. 효시타령을 하려는 게 아니니까 이에 대해서는 접어두고, 중요한 것은 성공여부이다. 일본은 6차산업화에 성공했고, 우리는 현재 초보단계에서 강력한 정책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6차산업화하면 오야마농협을 떠올린다.
  오야마농협의 6차산업화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부터 밤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농민도 월급쟁이와 같이 연중 일정한 수입을 일으켜야 하다는 차원에서 시설채소재배와 비료사업에 나섰다. 뒤이어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차원에서 유통과 농식품가공사업을 했고, 농가레스토랑사업에까지 진출했다. 그 결과가 지금 성공으로 나타났고, 오야마농협은 6차산업화의 효시로 불리게 됐다.
  농업의 6차산업화는 3년간의 정책, 이명박 정부에서도 6차산업화를 외쳤으니까 도합 8년간의 정책추진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오야마농협의 6차산업화 성공스토리는 반세기의 역사를 통해 이뤄졌다. 지금은 비아냥거리거나 조급증에 빠지기보다는 그동안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내야 할 시점이다.
  일은 사람이 한다. 그래서 사람이 경쟁력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는 6차산업화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우리의 6차산업화 정책대상은 대부분 스타 농민 한 사람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한다지만, 그것은 위기상황에서 한두 번 정도 하는 것이지 늘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정책당국도 우리 농업의 해법을 조직화에서 찾고 있다. 6차산업화 역시 마찬가지다. 조직화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어렵고, 설령 성공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는 미진할 수밖에 없다. 조직화에 방점을 찍어야하고, 당장 성과를 내야한다는 조급증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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