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자 일본 농업신문에는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론 우려스런 축산 관련 기사 한편이 게재됐다. 바로 미국에서 광우병(BSE)이 발생한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산 소고기가 호주산을 추월했다는 기사다.

내용인 즉슨, 일본 무역통계에 따르면 2월 소고기 총수입량은 전년 동월대비 24% 증가한 4만604톤으로 이중 미국산이 1만9315톤으로 전년보다 70% 증가한 반면 호주산은 전년보다 10% 감소한 1만7534톤을 차지했다.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후 일본시장내에서 최대 수출국 지위를 상실했던 미국이 호주를 제치고 다시금 수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처럼 미국산이 14년 만에 최대 소고기 수출국으로 되돌아온 배경에는 강력한 자체 생산여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미국 소 사육마릿수는 2015년부터 증가 추세를 보이며 공급과잉 현상을 빚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도 올해 소고기 생산량을 전년보다 3% 많은 1179만톤으로 전망한바 있으며, 이같은 공급과잉 현상은 급기야 지난 2월 미국 소고기 도매가격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2% 하락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결국 미국 육류업계로서는 잉여물량 배출구로 수출시장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빠르고 공세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육류수출연합회를 중심으로 수출확대 없이는 국내 가격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인식이 팽배해 지면서 미국통상대표부에 관세 및 무역장벽 해소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나 우려스런 부분은 시장에서의 반응이다. 일본의 경우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호주산 소고기를 미국산으로 대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어느새 마트의 축산물 코너에는 한우 대신 수입육 매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수입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과거와 같이 부정적이지만 않다. 이런 이유로 올해들어 1~2월 쇠고기 수입량은 5만7000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0.5%나 증가했다. 여기에 미국산 소고기의 시장점유율도 49.4%로 호주산(41.1%)을 제쳤다.

이처럼 미국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영향, 청탁금지법으로 인한 수입육 수요 증가 등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은 지금보다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이는 한우고기의 설자리가 빠르게 축소됨을 의미한다.

수입육 공세에 맞서 한우산업을 유지시키고 한우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사랑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한우업계 전체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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