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자존심으로 일컫는 한우가 홍콩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한우협회에서 집계한 수출물량은 6만1744kg, 수출액은 429만5400달러로 그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우를 접한 홍콩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미 자리잡은 와규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한우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한우 수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지난 2월 발생한 구제역이 홍콩 언론에도 노출되면서 소비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수출키로 계약된 물건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일도 벌어졌다. 현재 구제역이 잠잠해지면서 대형마트는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중소마트에서는 여전히 한우를 매장에 들여 놓는 것을 꺼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우 냉동육 수출도 문제다. 현재 한우협회는 수출물류비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한우의 명품이미지가 확립될 때까지 냉동육 수출을 지양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냉동육 수출에 관한 어떠한 법적 규제도 없어 홍콩 온라인 사이트에서 냉동으로 수출된 한우고기가 판매되고 있고, 일반매장에서도 냉동으로 유통되고 있는 등 홍콩에서 냉동육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문제는 수출된 냉동육이 홍콩 내에서 해동, 냉장육으로 둔갑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품질이 저하된 한우고기를 접한 홍콩 소비자들은 한우고기에 대한 나쁜 인식이 자리잡게 되고 결국 홍콩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청탁금지법, 자급률 하락으로 인해 한우산업이 위축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우 수출은 이를 타개키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한우 세계화에 첫 발걸음인 홍콩 수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선 농가에서는 질병 차단에 힘쓰는 한편 수출업체는 눈앞의 이익에 빠져 한우 수출산업을 저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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