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농업 진출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요즘 농업분야에서도 거대 자본의 투자와 이를 통한 기술 개발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대기업의 투자와 참여가 어떤 식으로 진행돼야 하는가에 대한 담론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최근 글로벌 커피전문점과 한 농업회사법인의 상생협력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오미자체험마을을 시작으로 현재는 오미자 가공식품을 국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A업체는 6차 산업화를 이룬 대표적인 성공사례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부터 글로벌 커피전문점인 B사의 국내 체인점을 통해 오미자를 활용한 음료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이 둘의 관계다. 대기업인 B사와 지역의 농업회사법인인 A업체는 언뜻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재배농가 판로 확보와 농식품산업화,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 대기업이 스스로 재배부터, 가공, 유통, 판매까지 모두 뛰어들면서 이익을 독점하겠다는 욕심을 버린 결과다. A업체의 입장에서는 전국 단위의 든든한 판로가 확보된 것이며 B사도 A업체로부터 가공된 제품을 공급받아 이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 히트시키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또 다른 대기업인 C음료회사는 최근 오미자음료를 개발, 직접 가공, 판매 등을 하면서 주산단지 농업회사법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대기업의 농업계 투자, 나아가 진출을 요구하는 시대적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농업인과 지역의 농업회사법인들을 위한 대기업의 역할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과정에서 대기업도 충분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가’이다. 대기업인 농업인이나 농업회사법인들의 입장에서 상호이익이 되는 발전 모델을 찾아가야지 혼자만 배부르는 구조에 기반한 투자나 접근은 배척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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