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g의 작은 계란 한개에는 건강에 필수적인 여러 가지 비타민이 모두 들어있다. 아침에 먹으면 칼로리 흡수 제한으로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여기에 철분, 아연, 인을 비롯해 요오드와 셀레늄 등 필수 미네랄이 다량 포함돼 있으며, 세 개면 하루 필요한 단백질의 절반가량을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방암 예방효과도 있다.

이렇듯 작지만 다양한 효능으로 계란은 완전영양식품으로 인식되며 국민 1인당 1년에 300여개의 계란을 소비하고 있다. 어느덧 ‘국민 먹을거리’이자 ‘국민 반찬’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런 계란이 요즈음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발생한 AI(조류인플루엔자)로 산란계가 대량 살처분되면서 계란 품귀현상이 발생, 급기야 계란 한판에 1만원을 넘어서자 여기저기서 ‘금값 계란’이라는 원성이 이어졌다. 한편으론 그동안 등한시돼 왔던 계란이 귀하신 몸이 돼 그 가치를 다시금 인정받는 계기가 됐지만 오히려 국내 계란산업의 위기를 초래하는 요인이 됐다.

주부들이 마트에서 계란 한판 구매하기를 꺼러하면서 소비 위축이 심화됐고 급기야 미국산 계란, 태국산 계란 등 수입 계란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된 것이다.

여기에 정부까지 계란가격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지난 1일 국무회의를 열어 계란의 관세율을 연말까지 0%로 인하하는 ‘할당관세 규정 개정안’을 의결, 연말까지 계란류 9개 품목 2만8000톤을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는 물꼬를 터줬다. 

비단 국내산 계란의 수난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벨기에에서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에 오염된 계란이 생산·유통되면서 시작된 일명 ‘살충제 계란’ 파동이 유럽을 넘어 우리나라에서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수입 계란에, ‘살충제 계란’이란 오명까지. 작디작은 계란으로서는 더 이상 버티기 버거운 상황이다.

‘계란은 앞으로 무제한의 잠재수요를 가질 것이며, 계란 그 자체가 200여종의 면역항체를 가지고 있어 인간이 섭취하면 많은 면역향상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 마릴린 콜맨 박사의 말처럼 완전영양식품에 가까우며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는 식품이 계란이다. 여기에 비록 최근에는 수급불균형으로 다소 가격이 비싸졌지만 가격까지 착하다.

계란의 수난시대가 끝나고 위생적이고 안전하며, 국민 누구나 부담없는 가격에 소비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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