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스스로 무게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창립 55년을 맞은 농협. NH농협의 브랜드 값어치는 ‘친절과 신뢰’ 등 여러 면에서 자존을 과시할 만하다.

그런데 지난 8일 오전 농협충남지역본부 금요장터 농산물 특판장에서 빚어진 복기왕 아산시장 맞이 행사의 모양새가 영 좋질 않아 현장에 있던 일반인들이 촌평을 쏟아냈다.

이날 금요장터에서는 ‘아산시농특산물 판매전’이 열려 11시쯤 복 시장이 왔다. 당연히 귀빈의 방문에 대한 농협의 환대와 의전은 필요했던 터.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그냥 간부직원들 몇몇이 나와 인사하고 안내하는 정도면 좋았으련만 환영깃발에 화동(여직원 2명)을 동원한 꽃다발세례에 전 간부들이 도열하고 아산시권역 농협 조합장들까지 대다수 가세하는 부산을 떨었다.

여기다 한수 더 떠 N아무개 아산시지부장이 보인 모습은 가관이었다. 캠페인 어깨띠 매주고 조끼 입혀주며 농산물 매대로 안내하는 모습은 공인으로서의 당당한 모습으로 비춰지기 어려울 정도의 굴신에 비굴함이 넘쳐나는 졸렬한 모습 바로 그거였다. 그는 이날 평소에 자로 잰 듯 정확하고 냉랭하게 대하던 민원인이나 농업인 응대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충남도에는 16개 곳의 시장, 군수가 있다. 복 시장한테 유독 그렇게 과잉 친절할 특별한 이유는 뭘까? “차기 도지사 유력후보라니까 미리 눈도장을 찍느라고 저러는 거지유 뭐” 현장 구경꾼들의 촌평이다.

그렇다. 지방은 지금 온통 내년 지방선거로 들끓고 있다. "복 시장이 민선7기 충남도지사가 된다 한들 저토록 비겁하게 아부를 안하면 금방 ‘충남도 금고’(특별기금 예금수탁)가 어디 다른 은행으로 날아가기라도 하는 거냐”며 흥분하는 사람들도 있다. 농협의 1억 연봉군 윗선간부들이 저토록 체신을 지켜주지 않으면 9만명 하위직 농협맨들의 위상은 어떻게 되느냐는 거다. 

모든 것이 과(過)하면 탈(奪)이 된다. 친절이 5푼만 더해지면 아부·아첨이 될 수 잇다.
아첨으로 자자손손 족보를 더럽힌 가문도 여럿 있질 않은가. 사심 없는 배려는 친절이지만 뭘 기대하고 추켜 세워주기는 아부(阿附), 아첨(阿諂)이다. 뒤끝이 좋질 않다.

이날 일에 대해서는 “아마 금융인으로서의 몸에 밴 고객응대(CS) 매너를 보는 이들이 너무 확대 해석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이제 충남농협은 대전 대사동시대를 청산하고 충남도청이 있는 홍성 내포신도시 시대를 활짝 연다. 백년노거수 느티나무로 상징되는 농협. 그에 상응하는 무게감 있는 간부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후배들에게 무한한 위안이 되고 모범의 사표가 돼 면면히 이어지는 농협문화를 유지 발전시킬 것이다. 이제 10월 국정감사가 온다. 국회의원들한테도 과도한 아부는 필요 없다. 위풍당당한 농협의 절제있는 매너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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